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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교향악이 끝나자 이번엔 실내악이다. 올해 20회를 맞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에는 독특한 전통이 있다. 연주자가 직접 무대에서 짧은 곡 소개를 한다는 점이다. 관객 입장에서는 연주에 참여하는 음악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친밀함이 배가된다. 아울러 무대 전환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욤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개막 연주회 첫 곡인 모차르트 플루트 4중주 1번에 앞서서는 프랑스 플루티스트 마티외 고시 앙슬랭이 마이크를 잡았다. "비오는 날씨를 닮은 현악의 피치카토 위에 플루트가 선율을 연주하는 2악장에 귀기울여달라"고 했다. 실제로 현악의 든든한 바탕 위에 살포시 얹히는 플루트가 연신 감탄을 자아냈다.

이날 재미난 풍경도 많았다. 이어지는 본 월리엄스의 '종달새의 비상'과 슈만 로망스에선 축제 사무국장께서 직접 페이지 터너를 자청했다. 귀로는 본 윌리엄스와 슈만을 듣고 있는데도, 시선은 온통 피아노 위의 악보로만 향했다.

2부 마지막 곡은 드보르자크 현악 5중주. 한때 축제의 숨은 트레이드마크 같았던 나지막한 읇조림도 이날은 확실히 잦아들었다. 좋은 전통은 간직하고 나쁜 전통은 작별해야 한다. 삶이든 음악이든 그 무엇이든.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1 week ago | [Y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