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팟캐스트 '히플라야'를 하는 핸드액스님이 상업영화 갤러리에서 저희 방송이나 제 이름이 종종 언급된다고 하여, 리뷰가 나간 뒤 만큼은 체크를 하려고 하는데요. 그 중에 제 [슈퍼맨] 리뷰에 관해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신 듯 하여,
외람되지만 이렇게 캡쳐를 하여 짚고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1. "슈퍼맨이 타인에게 영감이 되고" - 슈퍼맨 솔로 영화니까 메인은 슈퍼맨이야야 한다는 게 제 의견의 골자입니다. 그린랜턴이 두 국가의 지역분쟁에 개입하는 걸 "다른 캐릭터들에게 슈퍼맨이 영감을 준다"고 하기엔 이미 그린랜턴은 우주 경찰이고 더 나아가서 저스티스 갱이라는 히어로 팀의 소속 인원이죠. 메타모포 말곤 슈퍼맨에게 감화된 캐릭터가 없고, 메타모포의 각성도 이미 히어로로 활동중인 저스티스 갱에 묻혀서 큰 울림을 주거나, 영화의 핵심이 되진 못하죠. 다른 캐릭터들이 슈퍼맨을 리스펙하게 되었다고 느껴지는 연출은 하나도 없었고요.
2. "블랙홀에서 슈퍼맨을 크립토가 구했냐?" - 저 명제 자체도 문제이긴 합니다. 차라리 크립토가 구해서 크립토 뽕을 실어주면 모를까, 결국 슈퍼맨이 아이스 브레스로 해결하죠? 결과적으로 자기가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빠져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크립토를 찾으니까 문제라는 겁니다. 아마도, 슈퍼맨도 자신의 아이스 브레스로 블랙홀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는 몰라서 크립토를 부른 것 같은데, 그럼 먼저 아이스 브레스와 히트 비전으로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노력하는 장면이 선행되어야 했다고 보고요. 애초에 크립토 구하려고 들어간 곳에서, 자기가 블랙홀에 빠지니까 크립토를 불러서 살려달라고 하는 것은, 크립토도 같이 위험에 빠트린다는 점에서 부자연스럽고요. 크립토는 엄밀히 슈퍼걸의 반려견을 슈퍼맨이 잠시 맡아서 키워주는거지, 슈퍼맨의 반려견이 아니잖아요. 차라리 저라면, 크립토가 난리치다가 블랙홀에 빠지게 되자 슈퍼맨이 크립토도, 조이도 같이 구하는 식으로 바꿨을 것 같네요.
3. "차원간 임프는 아름다운 장면이다." - 대체 누가 아름다운 장면을 그렇게 만들죠...? 차원간 임프라면, 5차원 임프로 자신을 소개하는, '전지전능한 트릭스터' 미스터 믹시즈피틀릭을 당연히 연상시킬 수밖에 없는데, 슈퍼맨의 주적을 슈퍼맨이 아니라 저스티스 갱에게 넘기는 것은 [슈퍼맨] 영화에선 문제라고 봐야죠. "전혀 위협이 안 된다"면 저스티스 갱이, 슈퍼맨과 로이스의 대화 내내 그렇게 오랫동안 싸우게 하는 연출이 필요가 없고요. 지나가는 다람쥐도 구하는 슈퍼맨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궁금해지죠. 진짜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고 싶었다면, "차원간 임프가 돌아가면서 차원간 굴절이든 왜곡이든간에 알 수 없는 오로라 같은 게 밤에 나왔다" 이런 식으로 해야지, 초자연적인 존재가 도시 한 복판에 나타나서 다른 히어로들이 싸우고 있는데 그걸 배경으로 슈퍼맨과 로이스가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아름답다고 볼 수는 없죠.
4. "영상을 기술로 복구를 했는데" - 엔지니어가 복구를 하던, 지구에 300년간 메타휴먼이 있어서 지구에 온갖 외계어 번역기가 있던, 중요한 건 "슈퍼맨이 씨를 퍼트리려고 지구에 왔다!"를 "렉스 루터"가 말했다는 겁니다. 그것도 "시크릿 하렘"이니 "그루밍"이니 하는 온갖 선동적인 언어로요. 렉스 루터는 이 영화에서, 주머니 우주에서 원숭이로 여론을 조작하며, 슈퍼맨을 죽일 구실이 필요해서 전쟁을 일으킬 정도로, 선동과 거짓에 능한 캐릭터, 즉 '신뢰할 수 없는 캐릭터'로 나옵니다. 그러니까 지금 같이 "조엘은 틀렸고 조나단이 옳아!" 식의 결말로 나가려면, 그린랜턴 번역기 같이, 정말 누구나 납득시킬만한 확실한 소재가 나와서 관객에게도 그 진위를 검증해줘야 했다는 거죠. 제임스 건이 그 번역을 정말로 사실로 의도했다면 "찝찝한 루터의 주장을 번역기가 컨펌해주면서 영화 주제를 완성"시키는 것이고, 그 번역을 정말로 가짜뉴스로 의도했다면 "루터가 또 아벌구라고 밝혀지면서 깔끔하게 정리"되는 것이고요. 물론 결말에 조나단 켄트만 나오는 걸 봐서는, 제임스 건은 그 번역을 사실로 의도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그 설정 자체는 분명 논란의 여지가 많고, (특히나 슈퍼걸도 이미 있는 세상에서), 또한 루터 같은 신뢰할 수 없는 화자의 말로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끝내서 팬들로부터 벌써 "속편에서 정리되어야 함" 같은 반응이 오르내린다는 점에선, 제임스 건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고 보여집니다. 그 점은 완성도에서 문제가 분명히 있는 것이죠.
뭐 상업영화 갤러리에서 "아로니안이 억까하네", "내용을 이해 못하고 까네" 하시는데, 제가 억까처럼 느껴지는 분이 계시다면 이 게시물에 댓글로 달아주세요. 다 상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뭐 좋아서 제가 좋아하는 슈퍼맨이 간만에 인기 영화로 나온 상황에 초를 치고 싶겠습니까 ㅎㅎ
그리고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같이 녹음하는 핸드액스님은 그냥 제 지인이 아닙니다. 저보다 먼저 국내 수퍼히어로 팬 커뮤니티에서 활동하시던 분이었습니다.
아로니안
같이 팟캐스트 '히플라야'를 하는 핸드액스님이 상업영화 갤러리에서
저희 방송이나 제 이름이 종종 언급된다고 하여,
리뷰가 나간 뒤 만큼은 체크를 하려고 하는데요.
그 중에 제 [슈퍼맨] 리뷰에 관해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신 듯 하여,
외람되지만 이렇게 캡쳐를 하여 짚고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1. "슈퍼맨이 타인에게 영감이 되고"
- 슈퍼맨 솔로 영화니까 메인은 슈퍼맨이야야 한다는 게 제 의견의 골자입니다. 그린랜턴이 두 국가의 지역분쟁에 개입하는 걸 "다른 캐릭터들에게 슈퍼맨이 영감을 준다"고 하기엔 이미 그린랜턴은 우주 경찰이고 더 나아가서 저스티스 갱이라는 히어로 팀의 소속 인원이죠. 메타모포 말곤 슈퍼맨에게 감화된 캐릭터가 없고, 메타모포의 각성도 이미 히어로로 활동중인 저스티스 갱에 묻혀서 큰 울림을 주거나, 영화의 핵심이 되진 못하죠. 다른 캐릭터들이 슈퍼맨을 리스펙하게 되었다고 느껴지는 연출은 하나도 없었고요.
2. "블랙홀에서 슈퍼맨을 크립토가 구했냐?"
- 저 명제 자체도 문제이긴 합니다. 차라리 크립토가 구해서 크립토 뽕을 실어주면 모를까, 결국 슈퍼맨이 아이스 브레스로 해결하죠? 결과적으로 자기가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빠져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크립토를 찾으니까 문제라는 겁니다. 아마도, 슈퍼맨도 자신의 아이스 브레스로 블랙홀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는 몰라서 크립토를 부른 것 같은데, 그럼 먼저 아이스 브레스와 히트 비전으로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노력하는 장면이 선행되어야 했다고 보고요. 애초에 크립토 구하려고 들어간 곳에서, 자기가 블랙홀에 빠지니까 크립토를 불러서 살려달라고 하는 것은, 크립토도 같이 위험에 빠트린다는 점에서 부자연스럽고요. 크립토는 엄밀히 슈퍼걸의 반려견을 슈퍼맨이 잠시 맡아서 키워주는거지, 슈퍼맨의 반려견이 아니잖아요. 차라리 저라면, 크립토가 난리치다가 블랙홀에 빠지게 되자 슈퍼맨이 크립토도, 조이도 같이 구하는 식으로 바꿨을 것 같네요.
3. "차원간 임프는 아름다운 장면이다."
- 대체 누가 아름다운 장면을 그렇게 만들죠...? 차원간 임프라면, 5차원 임프로 자신을 소개하는, '전지전능한 트릭스터' 미스터 믹시즈피틀릭을 당연히 연상시킬 수밖에 없는데, 슈퍼맨의 주적을 슈퍼맨이 아니라 저스티스 갱에게 넘기는 것은 [슈퍼맨] 영화에선 문제라고 봐야죠. "전혀 위협이 안 된다"면 저스티스 갱이, 슈퍼맨과 로이스의 대화 내내 그렇게 오랫동안 싸우게 하는 연출이 필요가 없고요. 지나가는 다람쥐도 구하는 슈퍼맨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궁금해지죠. 진짜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고 싶었다면, "차원간 임프가 돌아가면서 차원간 굴절이든 왜곡이든간에 알 수 없는 오로라 같은 게 밤에 나왔다" 이런 식으로 해야지, 초자연적인 존재가 도시 한 복판에 나타나서 다른 히어로들이 싸우고 있는데 그걸 배경으로 슈퍼맨과 로이스가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아름답다고 볼 수는 없죠.
4. "영상을 기술로 복구를 했는데"
- 엔지니어가 복구를 하던, 지구에 300년간 메타휴먼이 있어서 지구에 온갖 외계어 번역기가 있던, 중요한 건 "슈퍼맨이 씨를 퍼트리려고 지구에 왔다!"를 "렉스 루터"가 말했다는 겁니다. 그것도 "시크릿 하렘"이니 "그루밍"이니 하는 온갖 선동적인 언어로요. 렉스 루터는 이 영화에서, 주머니 우주에서 원숭이로 여론을 조작하며, 슈퍼맨을 죽일 구실이 필요해서 전쟁을 일으킬 정도로, 선동과 거짓에 능한 캐릭터, 즉 '신뢰할 수 없는 캐릭터'로 나옵니다. 그러니까 지금 같이 "조엘은 틀렸고 조나단이 옳아!" 식의 결말로 나가려면, 그린랜턴 번역기 같이, 정말 누구나 납득시킬만한 확실한 소재가 나와서 관객에게도 그 진위를 검증해줘야 했다는 거죠. 제임스 건이 그 번역을 정말로 사실로 의도했다면 "찝찝한 루터의 주장을 번역기가 컨펌해주면서 영화 주제를 완성"시키는 것이고, 그 번역을 정말로 가짜뉴스로 의도했다면 "루터가 또 아벌구라고 밝혀지면서 깔끔하게 정리"되는 것이고요. 물론 결말에 조나단 켄트만 나오는 걸 봐서는, 제임스 건은 그 번역을 사실로 의도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그 설정 자체는 분명 논란의 여지가 많고, (특히나 슈퍼걸도 이미 있는 세상에서), 또한 루터 같은 신뢰할 수 없는 화자의 말로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끝내서 팬들로부터 벌써 "속편에서 정리되어야 함" 같은 반응이 오르내린다는 점에선, 제임스 건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고 보여집니다. 그 점은 완성도에서 문제가 분명히 있는 것이죠.
뭐 상업영화 갤러리에서 "아로니안이 억까하네", "내용을 이해 못하고 까네" 하시는데, 제가 억까처럼 느껴지는 분이 계시다면 이 게시물에 댓글로 달아주세요. 다 상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뭐 좋아서 제가 좋아하는 슈퍼맨이 간만에 인기 영화로 나온 상황에 초를 치고 싶겠습니까 ㅎㅎ
그리고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같이 녹음하는 핸드액스님은 그냥 제 지인이 아닙니다. 저보다 먼저 국내 수퍼히어로 팬 커뮤니티에서 활동하시던 분이었습니다.
2 months ago | [YT] |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