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웅재 공식 유튜브

거슬러 오르다가

1.
지난여름부터 시작된 찬송가 3집 작업
수 없이 고민하고 또 듣고
그려보고 지워보고 하던 시간들이
이제는 모두 흘렀다

2.
앨범 단위로 음악을 발표한다는 일이
적잖이 터프해진 이 시간들의 중앙부를 지나며
마음먹고 또 먹은 순간이 한둘이 아니다

3.
내가 무슨 위대한 일을 합네
유난을 떨려는 것도 아니고
내가 하는 일이 희생이나 여타
대단한 일이라 유세를 부리는 것도 아니다
그럴 이유가 무엇이겠나

4.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뭐랄까...
내가 가는 이 길의 반대 방향으로 불어대는
바람의 세기를 피부로 느낀다고 할까

5.
그렇게 급류같은 것을 거슬러 오르며
때로는 이 방향으로 이토록 오르면
진짜 저 위에 뭔가 있기는 한 걸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하긴 그게 어디 나만의 문제겠나
모든 인생들이 그러하겠지

6.
여튼 나는 다시
또 한 번의 구간을 거슬러 올랐다
그 결과로 한 장의 음반과
내일부터 시작되는 공연을
손에 쥐게 되었다

7.
나는 내 길을 간다
이건 내일이다 하는 생각을 하다가도
함께 그 길을 가주는 동료들을 생각하면
울컥한 마음이 속 어딘가에서 잡힐 듯
솟아오른다

8.
그렇게 우리는 또 한 구간을 거슬러 올랐다
그러니 그 시간들을 다 잊어버리고
다음 여정을 준비하리라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 같은 놈들도 있어야 한다고

6 months ago | [YT] |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