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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얀 리시에츠키 피아노 독주회

보통 전주곡은 작품을 시작하는 역할을 하는 곡. 하지만 얀 리시에츠키는 바흐부터 쇼팽과 라흐마니노프를 거쳐 메시앙과 구레츠키까지 전주곡들만으로 하나의 음악회를 구성했다.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으로 전반 문을 열었다. 요컨대 '전주곡들의 전주곡'이 된 셈이다. 그 뒤에 곡과 곡 사이에 휴식도, 중간 박수도 없이 이어가니 그대로 하나의 거대한 작품 같았다. 이를테면 '세계 전주곡 기행'이라고 할까.

전반이 다양한 전주곡의 모둠 요리라면. 후반은 하나의 일품 요리 같았다. 후반에는 다시 쇼팽의 전주곡(Op. 28) 24곡을 연주했다. 결과적으로 빗방울 전주곡은 두 번 들려준 셈이 됐다. 시대와 장르, 작곡가들을 넘나드는 기획력과 절제와 폭발을 효과적으로 거듭하는 연주까지 나무랄 구석이 없었다. 갈수록 연주자의 기획력이 중요한 시대라는 점만큼은 분명해 보였다. #얀리시에츠키

3 weeks ago (edited) | [YT] |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