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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아버지의 손을 잡고 한 마지막 거짓말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 나는 의사의 말을 그대로 전할 수 없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냉혹한 진실 대신, 나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곧 나아지실 거예요"라고 속삭였다. 그 순간 내 입술에서 흘러나온 것은 거짓말이었지만, 동시에 가장 진실한 사랑이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거짓말하지 말라고 배웠다. 정직이 최고의 덕목이라고, 진실만이 올바른 길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며 깨달은 것은, 때로는 진실이 칼날처럼 날카로워 사람을 베어낸다는 사실이었다. 친구의 꿈을 향한 열정 앞에서 "넌 재능이 없어"라는 잔인한 진실을, 사랑하는 사람의 상처받은 마음 앞에서 "네가 틀렸어"라는 차가운 사실을 어떻게 그대로 내뱉을 수 있을까.

진실과 거짓 사이에는 '침묵'이라는 회색지대가 있고, '배려'라는 이름의 작은 거짓들이 있다. 아이가 그린 서툰 그림을 보며 "참 잘 그렸네"라고 말하는 것, 힘들어하는 동료에게 "괜찮다"고 위로하는 것. 이것들이 모두 엄밀히 말하면 거짓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는 상대방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다.

나는 그날 밤 알았다. 진실의 가치는 그것이 누군가를 살리느냐 죽이느냐에 있지, 단순히 사실이냐 아니냐에 있지 않다는 것을. 때로는 작은 거짓말이 큰 진실보다 더 진실하고, 침묵이 말보다 더 웅변적일 수 있다는 것을. 어머니는 내 거짓말 속에서 평안을 찾으셨고, 나는 그 거짓말 속에서 진정한 효도의 의미를 발견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맹목적인 정직이 아니라 지혜로운 판단이다. 언제 말하고 언제 침묵할지, 언제 날카로운 진실을 택하고 언제 부드러운 거짓을 선택할지 아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 성숙한 인간이 가져야 할 덕목이 아닐까.

- 단희쌤 -

4 months ago | [YT] | 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