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지쳐서, 이젠 그냥 그려러니 합니다. 업데이트도 한계가 있잖아요.
그 와중에 이번 주 눈길을 끈 뉴스가 하나 있네요. 시진핑 주석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까지 세 동남아시아 국가 순방을 시작합니다. 이번 순방은 아무래도 미국으로부터 관세 전쟁이 발발한 뒤라 더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이 세 국가중 캄보디아는 무려 49%, 베트남은 46%라는 높은 관세를 맞았죠. 90일 유예기간을 두고 있지만요.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에게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나라들입니다. 작년 기준 중국에게 아세안 국가들과의 교역 규모가 가장 컸고, 그 다음이 유럽 연합 그리고 미국입니다. 함께 관세를 두들겨 맞았으니 미국 성토도 좀 하고 서로 간에 무역 협력도 다지고, 할 말이 많아 보이죠.
중국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힘들어질 수출 경로를 아세안 국가들로 돌리고 싶어할 겁니다. 그런데 이 세 국가 중 말레이시아만 중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보고 있고,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적자를 보고 있죠. 의존도도 높고요. 그래서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대신 중국 시장도 더 열라고 요구할 것 같고요.
반면 미국과의 무역에서는 세 국가 모두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짜증은 나겠네요 ㅎ) 그럼에도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한쪽 편만 일방적으로 들기보다는 균형점을 찾아서 줄타기를 할 것 같습니다.
아세안 국가들은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이라 하면 좀 짜증이 날 것도 같은게요,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밀어붙였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라고 있었습니다. 태평양 지역 12개 국가들의 메가 자유무역 협정이었고,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기도 했죠. 그런데 오바마 시절 어찌저찌 체결은 했지만 미국 연방 의회의 비준도 받지 못합니다. 그리고,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행정명령으로 탈퇴해버리죠. 당시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 같은 나라들이 상당히 실망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후 일본과 캐나다가 주도해서 결실을 본 것이 CPTPP죠.)
과연 시진핑 주석의 동남아 순방이 효과가 있을지 궁금하네요. 근데, 원래 단체행동을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죠.
그러면 우리는 아르헨티나로 간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아르헨티나를 방문했습니다. 살짝 뜬금없는 방문이기는 했는데요, 미국의 재무장관이 그냥 놀러가진 않았겠죠.
아르헨티나는 중국과 18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왑 협정을 맺고 있는데요, 얼마 전 상환시점을 1년 연장했습니다. 그리고 하루 지나서, IMF에서는 아르헨티나에 200억 달러의 지원금을 주기로 승인합니다. 이 중 120억 달러를 바로 쏴 주기로 했다네요. IMF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워낙 크기 때문에, 사실상 미국이 결정한 거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베센트 장관은 대놓고 IMF가 주는 돈 가지고 현재 중국과의 스왑 협정을 통해 활성화되어 있는 50억 달러 정도는 갚을 수 있지 않겠냐고 했는데요. 중국으로부터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싶다는 강한 뜻이 담겨 있죠. ‘상습적으로 빚내는 국가’인 너네 아르헨티나한테 200억 달러 줬으니까, 일부는 중국한테 갚고 손 털어… 뭐 이런 의미인데요, 미국은 이 돈의 상환 여부를 주시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뭐, 우리도 친구가 힘들다 힘들다 해서 돈 빌려줬는데, 그 돈 가지고 소고기 사먹으러 가버리면 열받잖아요.
참고로 이번에 블룸버그와 베센트 장관의 인터뷰는 유튜브에서 찾아보실 수 있는데요, 꽤 흥미롭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 번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이번에 논의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르헨티나에는 대단히 중요한 자원이 있습니다. 바로 리튬이죠.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정말 중요한 자원. 미국은 자국 내 소비하는 리튬의 상당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수입량의 절반가량이 아르헨티나에서 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공급망에서 중요한 전략 아이템 중 하나가 핵심 광물인데, 핵심 광물은 글로벌 사우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죠.
관세 폭탄을 던져서 당황스럽긴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본격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큰 흐름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네요.
김지윤의 지식Play
그래서 우리는 동남아로 간다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지쳐서, 이젠 그냥 그려러니 합니다. 업데이트도 한계가 있잖아요.
그 와중에 이번 주 눈길을 끈 뉴스가 하나 있네요. 시진핑 주석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까지 세 동남아시아 국가 순방을 시작합니다. 이번 순방은 아무래도 미국으로부터 관세 전쟁이 발발한 뒤라 더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이 세 국가중 캄보디아는 무려 49%, 베트남은 46%라는 높은 관세를 맞았죠. 90일 유예기간을 두고 있지만요.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에게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나라들입니다. 작년 기준 중국에게 아세안 국가들과의 교역 규모가 가장 컸고, 그 다음이 유럽 연합 그리고 미국입니다. 함께 관세를 두들겨 맞았으니 미국 성토도 좀 하고 서로 간에 무역 협력도 다지고, 할 말이 많아 보이죠.
중국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힘들어질 수출 경로를 아세안 국가들로 돌리고 싶어할 겁니다. 그런데 이 세 국가 중 말레이시아만 중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보고 있고,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적자를 보고 있죠. 의존도도 높고요. 그래서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대신 중국 시장도 더 열라고 요구할 것 같고요.
반면 미국과의 무역에서는 세 국가 모두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짜증은 나겠네요 ㅎ) 그럼에도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한쪽 편만 일방적으로 들기보다는 균형점을 찾아서 줄타기를 할 것 같습니다.
아세안 국가들은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이라 하면 좀 짜증이 날 것도 같은게요,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밀어붙였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라고 있었습니다. 태평양 지역 12개 국가들의 메가 자유무역 협정이었고,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기도 했죠. 그런데 오바마 시절 어찌저찌 체결은 했지만 미국 연방 의회의 비준도 받지 못합니다. 그리고,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행정명령으로 탈퇴해버리죠. 당시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 같은 나라들이 상당히 실망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후 일본과 캐나다가 주도해서 결실을 본 것이 CPTPP죠.)
과연 시진핑 주석의 동남아 순방이 효과가 있을지 궁금하네요. 근데, 원래 단체행동을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죠.
그러면 우리는 아르헨티나로 간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아르헨티나를 방문했습니다. 살짝 뜬금없는 방문이기는 했는데요, 미국의 재무장관이 그냥 놀러가진 않았겠죠.
아르헨티나는 중국과 18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왑 협정을 맺고 있는데요, 얼마 전 상환시점을 1년 연장했습니다. 그리고 하루 지나서, IMF에서는 아르헨티나에 200억 달러의 지원금을 주기로 승인합니다. 이 중 120억 달러를 바로 쏴 주기로 했다네요. IMF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워낙 크기 때문에, 사실상 미국이 결정한 거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베센트 장관은 대놓고 IMF가 주는 돈 가지고 현재 중국과의 스왑 협정을 통해 활성화되어 있는 50억 달러 정도는 갚을 수 있지 않겠냐고 했는데요. 중국으로부터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싶다는 강한 뜻이 담겨 있죠. ‘상습적으로 빚내는 국가’인 너네 아르헨티나한테 200억 달러 줬으니까, 일부는 중국한테 갚고 손 털어… 뭐 이런 의미인데요, 미국은 이 돈의 상환 여부를 주시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뭐, 우리도 친구가 힘들다 힘들다 해서 돈 빌려줬는데, 그 돈 가지고 소고기 사먹으러 가버리면 열받잖아요.
참고로 이번에 블룸버그와 베센트 장관의 인터뷰는 유튜브에서 찾아보실 수 있는데요, 꽤 흥미롭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 번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이번에 논의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르헨티나에는 대단히 중요한 자원이 있습니다. 바로 리튬이죠.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정말 중요한 자원. 미국은 자국 내 소비하는 리튬의 상당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수입량의 절반가량이 아르헨티나에서 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공급망에서 중요한 전략 아이템 중 하나가 핵심 광물인데, 핵심 광물은 글로벌 사우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죠.
관세 폭탄을 던져서 당황스럽긴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본격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큰 흐름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네요.
새로운 뉴스 나오면 또 적어볼게요.
7 months ago (edited) | [YT] | 4,4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