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스킷볼 다이제스트

[ 드래프트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NIL ]

NIL은 Name, Image, Likeness의 줄임말입니다.

과거 NCAA 선수들의 영리활동 금지는 논란이 많았고, 슈퍼스타 자이언의 등장은 이 논란에 불을 지르는 상황으로 이어졌죠.

2021년 7월 1일 NCAA는 NIL을 도입하며 기존 선수 영리활동 금지 규정을 폐지했습니다.

NIL은 단어 그대로 선수 본인의 이름, 이미지, 초상권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제도고요.

선수들은 NIL을 통해 기업과 스폰서 계약을 맺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플래그는 듀크대 시절 뉴발란스와 $13 MIL, 파나틱스와 $15 MIL 등 다양한 업체와 계약했단 후문도 있었죠.

이처럼 NIL이 NCAA 스타들의 영리활동을 보장해주면서 NBA 드래프트에도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NIL은 어떤 선수들과 대학에 영향을 주었을까요?

1. NIL로 인한 2라운드 뎁쓰 약화 현상

NIL은 탑급 유망주들의 '원 앤 던'에는 큰 영향이 없습니다.

탑 선수들은 루키 계약 규모가 크고, 프로 데뷔 후 스폰서 수익도 크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NIL에 크게 영향을 받는 선수들은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지명이 예상되는 선수들입니다.

과거 같으면 2라운드 지명을 노리고 드래프트에 도전했을 선수들이 대학에 머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이는 얼리 엔트리 감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드래프트 2라운드에는 4~5학년 선수들이 많이 지명됐는데, 이 역시 NIL의 여파로 보는 시선이 많죠.

셀틱스의 스티븐스 사장도 "NIL이 많은 유망주들을 대학에 머물게 한다"며, "이 선수들은 과거 같았으면 NBA 드래프트에 도전했을 선수들"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샘 베시니도 마치 매드니스 시작 시점에 유사한 발언을 했고요.

이런 현상이 2라운드 퀄리티 감소로 이어지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지명 예상 선수들의 참가 철회 러쉬가 이런 퀄리티 감소 현상에 일조했을 거라는 추정을 합니다.

그리고, 제 사견으로는 당분간 2라운드에서는 2-3학년 참가자들보다는 4-5학년 참가자가 늘어날 거라는 추정도 하고 있습니다.

2. 유럽 유망주의 NCAA 진출 러쉬를 불러온 NIL

한편, NIL은 탑티어 바로 아래 대학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었는데요.

이 학교들은 미국 상위권 유망주 리쿠르팅에 큰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NIL을 활용해 유럽산 유망주들을 적극적으로 리쿠르팅하며 새로운 활로를 뚫고 있습니다.

브리검 영(BYU)의 이고르 데민(8순위)과 일리노이의 카스파라스 야쿠쇼니스(20순위)가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이 두 선수는 유럽 탑 유망주로서 유럽에 남았던 우고 곤잘레스(레알 마드리드, 28순위)나 벤 샤라프(울름, 26순위)에 비해 유럽에선 평가가 낮았지만, NCAA에서 주가를 높여 더 높은 순위로 드래프트되는 데 성공했습니다.

유럽은 승강제가 있고 유로리그를 뛰기 때문에 특별한 극소수 유망주(예컨대 돈치치) 외에는 십대 때 출전 시간을 보장받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더욱이 레알 마드리드 같은 특급 팀이라면 그 사례는 극히 드물 수밖에 없고, 2세대 골든 제너레이션 선두주자로 주목받던 우고 곤잘레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우고는 지난 시즌 유로리그 출전 시간이 평균 8분에 불과했습니다.

벤 샤라프는 지난 시즌 유망주 활용으로 유명한 울름에서 뛰면서 상대적으로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받았지만(평균 24.4분 출전, 12.8 득점, 41.9% 야투율), 데민이나 야쿠쇼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반면, 데민과 야쿠쇼는 NCAA에서 많은 기회를 부여받으며 자신들의 주가를 확실히 끌어올렸습니다.

또한, NIL은 이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 외에 금전적 이익도 함께 제공해줬는데요.

일례로 야쿠쇼가 일리노이에서 벌어들인 금액이 $7.5 MIL로 알려졌습니다.

스페인 리그 탑 레벨 선수들 연봉이 $5 MIL 가량인 걸 감안하면, $7.5 MIL은 정말 엄청난 금액이죠.

이처럼, 출전 시간에 돈까지 보장되니 유럽산 유망주들이 미국대학들의 리쿠르팅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최근, 탑티어 바로 아래 대학들은 미국산 탑 유망주 리쿠르팅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NIL을 통해 미국산 탑 유망주 못지않은 재능을 가진 유럽산 유망주들을 수급하게 되면서 대학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NCAA를 대표하는 명문 중 하나인 일리노이는 04-05 시즌 데론 윌리엄스가 있던 시절 준우승까지 했던 강팀이었고, 꾸준히 마치 매드니스를 나갔습니다. 14년 이후 최고 성적은 엘리트 에잇 1회(24 시즌)이며, 21 시즌 이후 8강 1회, 2라운드 3회, 1라운드 탈락 1회를 기록한 팀입니다.

이 팀은 지난 시즌 과감하게 야쿠쇼를 리쿠르팅했고, 결과는 토너먼트 2라운드 진출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딱, 평균을 해냈죠.

또한, 브리검 영 대학은 마치 매드니스만 무려 32회를 참가한 강팀인데요. 이 기록은 파이널 포 미진출 팀 중 최다 기록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이기도 합니다.

81년 대니 에인지가 팀을 엘리트 에잇으로 이끈 것이 최고 기록이며, 이후 가장 인상 깊었던 시즌은 짐머 프래딧이 30년 만에 팀을 스윗 16으로 이끈 11 시즌입니다.

24년 1라운드 탈락, 21년 1라운드 탈락, 15년, 14년 연속 1라운드 탈락, 12년 2라운드 탈락으로 14년 이후 24년까지 1라운드 통과가 없었고, 20년 이후에는 24년까지 토너먼트 진출도 2회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이 팀은 데민과 함께 이번 시즌 마치 매드니스에 다시 참가했고, 무려 스윗 16에 오르며 11년 이후 최고 성적을 거뒀습니다(1라운드 상대 VCU도 우크라이나산 유럽 유망주 2라운드 57픽 맥스 슐가가 있는 팀입니다).

그리고, 이 팀은 이렇게 명성을 쌓아 26 드래프트 최대어 중 하나인 AJ 디반사를 리쿠르팅하는 데 성공했죠.

데민 리쿠르팅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고대하던 탑클래스 미국산 유망주를 수급하는 데 성공한 겁니다.

이번 데민과 야쿠쇼의 성공으로 인해, 한동안 유럽산 탑 유망주들의 NCAA 행이 많이 늘어날 것 같습니다.

돈도 벌고 출전 기회도 얻는 일석이조의 기회가 생기는 거니까요.

NIL이 처음 도입될 때 이것이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궁금했는데요.

이렇듯 NIL은 NCAA와 NBA 드래프트에 새로운 트렌드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이번 드래프트에 나오지 않고 대학으로 돌아가거나 대학을 옮기는 선수 중 일부는 NIL로 차기 시즌 $ 20 MIL을 벌어들일 수도 있다는 뉴스도 있습니다.

이렇듯 NIL이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 속에서 차기 시즌에는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날 것 같습니다.

by 불꽃앤써

2 months ago | [YT] | 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