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라_이상을 위한 일상
『집을 사는데 왜 부모님한테 허락을 받아야 하는걸까?』blog.naver.com/bohemianlapiz/224098577989"글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좋아요와 공유 부탁드려요"30대 중반의 싱글이었고 직업은 약사이다. 페이를 받는 중이었지만 소득은 월 600만원이었고 저축도 65%가까이 하고 있었다. 모아둔 돈이 1억 5천만원 정도 밖에 없어서 대출을 받아도 6억 5천을 넘기기 힘들었고, 나는 평수를 줄이고 교통과 환경이 우수한 곳으로 추천했다. 의뢰인은 결혼을 하고 싶어했고 직장도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나는 최대 4년 내에는 갈아타기를 하거나 결혼이라는 이벤트를 치르고 자산을 늘려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딱 2개의 단지를 보고 우리는 식사를 하러 갔다. 그녀는 약사친구의 추천으로 내게 신청을 했고, 말수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꼭 매수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찾아오셨다. 평수는 적지만 대출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되는 5억대 매물로 결정을 했다. 그런데 식사를 하면서 그녀는 말을 하지 않았다. 무엇을 고민하고 있었을까? 나는 요즈음 말수가 적은 의뢰인에게는 말을 잘 걸지 않는다. 이유는 내성적인 분들에게 '얼른 매수하세요!' 하고 푸시하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제 어떻게 결정하실 생각인가요?' '돌아가서 친구와 의견을 나누어보려고합니다.' ......미치겠네...... 나는 속사포로 쏴댔다. 도대체 친구랑 의견을 나누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이게 무슨 백화점에 가만히 걸려있는 옷 사는 일도 아니고, 왜! 도대체 왜!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전공도 아니면서 이 부동산 판에 들어와서 공부를 하고 앉아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돌아가서 어떤 의견을 나누실건가요? 이 단지가 최선인지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둘이 고민하면 더 좋은 결정이 될거라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이것보다 더 나은 선택지가 없는지 다시 찾아볼 생각이신거죠?' '네. 어떻게 아셨어요?' 휴.... 나는 차분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것이 그야 말로 '공부' 입니다. 부동산 매수와 매도는 '사건' 의 영역이지 '학문'의 영역이 아닙니다. 시장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멈추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부동산 공부는 '지식' 이기 때문에 정지되어 있죠. 그렇게 가만히 서서 차분하고 호흡을 가다듬은 상태에서 검토하고 의견을 나누면 오늘 본 물건과 가격은 기다려준다고 합니까? 그럼 한번 놓친 것을 경험하고, 또 두번째 물건을 구한 뒤에 검토하고 의견을 또 나누실건가요? 공부에만 미쳐있는 도서관 투자자들의 가장 큰 실수를 왜 똑같이 하려하시나요. 만약 저라는 인간을 믿지 못하는 거라면 차라리 이해가 됩니다. 그러면 공부를 다시 시작하셔서 천천히 임장을 하시고 2년 정도는 서울을 돌아보시면 어느정도 비교는 될테니까요." 그녀는 그렇게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했다. 그러고는 부모님께 허락은 받아야 겠다며 다시 시간을 흘려보냈다. 나는 아무말 없이 기다렸다.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으면 사지 않는 사람이 한두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통화를 하고 돌아오더니 부모님이 경기도 외곽(가치가 떨어지는) 단지를 물려줄 생각이었다며, 이걸 받지 않겠냐는 '따뜻한' 질문을 하셨다 했다. 나는 다시 한번 터졌다. "부모님께 차분하고 따뜻하게 전화하셔서 내 인생을 망치고 싶다면 그것을 주고, 그게 아니라면 그 단지를 매도하셔서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다고 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물건 증여받으시면 안됩니다. 그러기에 00님은 너무 창창한 나이이고, 소득도 높고, 결혼까지 해야하는데, 그걸 받아서 재개발을 기다리거나 나중에 매도하시려구요? 제발 그러지마세요. 차라리 팔아서 돈으로 달라고 하십시오. 부모님께서는 00님이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증여를 고려하시는 것이겠지만, 제가 보는 입장에서는 팔리지 않는 물건 던져주는 느낌입니다. 잘 팔리는 걸로 하셔야 합니다. 부모님이 주신다는 단지는 돈으로 받으세요" 참 웃긴 상황이다. 매수하겠다는 사람이 나를 찾아와 매수를 도와주는 자리에서 도대체 내 물건을 파는 것도 아닌데, 왜 내가 화를 내고 설득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녀는 5년이나 10년 뒤 이렇게 속사포로 쏘아대던 내 마음을 공감하기는 할까? 아무튼 그녀는 결국 약정금을 보냈고 허가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내 말을 진심으로 경청하고 들어주셔서 참 감사했다. 나도 사실은 가만히 앉아서 '이 단지가 가치 있습니다', '이 지역을 더 살펴보십시오' 라며 권위 있는 목소리로 있는 척 해보고 싶다. 그런데 그건 의뢰인에게 1도 도움 안되는 도사님 같은 느낌이다.
2 weeks ago (edited) | [YT] | 43
돈보라_이상을 위한 일상
『집을 사는데 왜 부모님한테 허락을 받아야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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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좋아요와 공유 부탁드려요"
30대 중반의 싱글이었고 직업은 약사이다.
페이를 받는 중이었지만 소득은 월 600만원이었고 저축도 65%가까이 하고 있었다.
모아둔 돈이 1억 5천만원 정도 밖에 없어서 대출을 받아도 6억 5천을 넘기기 힘들었고, 나는 평수를 줄이고 교통과 환경이 우수한 곳으로 추천했다.
의뢰인은 결혼을 하고 싶어했고 직장도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나는 최대 4년 내에는 갈아타기를 하거나 결혼이라는 이벤트를 치르고 자산을 늘려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딱 2개의 단지를 보고 우리는 식사를 하러 갔다.
그녀는 약사친구의 추천으로 내게 신청을 했고, 말수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꼭 매수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찾아오셨다.
평수는 적지만 대출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되는 5억대 매물로 결정을 했다.
그런데 식사를 하면서 그녀는 말을 하지 않았다. 무엇을 고민하고 있었을까?
나는 요즈음 말수가 적은 의뢰인에게는 말을 잘 걸지 않는다.
이유는 내성적인 분들에게 '얼른 매수하세요!' 하고 푸시하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제 어떻게 결정하실 생각인가요?'
'돌아가서 친구와 의견을 나누어보려고합니다.'
......미치겠네......
나는 속사포로 쏴댔다. 도대체 친구랑 의견을 나누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이게 무슨 백화점에 가만히 걸려있는 옷 사는 일도 아니고,
왜! 도대체 왜!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전공도 아니면서 이 부동산 판에 들어와서 공부를 하고 앉아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돌아가서 어떤 의견을 나누실건가요? 이 단지가 최선인지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둘이 고민하면 더 좋은 결정이 될거라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이것보다 더 나은 선택지가 없는지 다시 찾아볼 생각이신거죠?'
'네. 어떻게 아셨어요?'
휴....
나는 차분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것이 그야 말로 '공부' 입니다. 부동산 매수와 매도는 '사건' 의 영역이지 '학문'의 영역이 아닙니다.
시장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멈추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부동산 공부는 '지식' 이기 때문에 정지되어 있죠.
그렇게 가만히 서서 차분하고 호흡을 가다듬은 상태에서 검토하고 의견을 나누면 오늘 본 물건과 가격은 기다려준다고 합니까?
그럼 한번 놓친 것을 경험하고, 또 두번째 물건을 구한 뒤에 검토하고 의견을 또 나누실건가요?
공부에만 미쳐있는 도서관 투자자들의 가장 큰 실수를 왜 똑같이 하려하시나요.
만약 저라는 인간을 믿지 못하는 거라면 차라리 이해가 됩니다. 그러면 공부를 다시 시작하셔서 천천히 임장을 하시고 2년 정도는 서울을 돌아보시면 어느정도 비교는 될테니까요."
그녀는 그렇게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했다.
그러고는 부모님께 허락은 받아야 겠다며 다시 시간을 흘려보냈다.
나는 아무말 없이 기다렸다.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으면 사지 않는 사람이 한두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통화를 하고 돌아오더니 부모님이 경기도 외곽(가치가 떨어지는) 단지를 물려줄 생각이었다며, 이걸 받지 않겠냐는 '따뜻한' 질문을 하셨다 했다.
나는 다시 한번 터졌다.
"부모님께 차분하고 따뜻하게 전화하셔서 내 인생을 망치고 싶다면 그것을 주고, 그게 아니라면 그 단지를 매도하셔서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다고 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물건 증여받으시면 안됩니다. 그러기에 00님은 너무 창창한 나이이고, 소득도 높고, 결혼까지 해야하는데, 그걸 받아서 재개발을 기다리거나 나중에 매도하시려구요? 제발 그러지마세요. 차라리 팔아서 돈으로 달라고 하십시오.
부모님께서는 00님이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증여를 고려하시는 것이겠지만, 제가 보는 입장에서는 팔리지 않는 물건 던져주는 느낌입니다. 잘 팔리는 걸로 하셔야 합니다. 부모님이 주신다는 단지는 돈으로 받으세요"
참 웃긴 상황이다.
매수하겠다는 사람이 나를 찾아와 매수를 도와주는 자리에서 도대체 내 물건을 파는 것도 아닌데, 왜 내가 화를 내고 설득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녀는 5년이나 10년 뒤 이렇게 속사포로 쏘아대던 내 마음을 공감하기는 할까?
아무튼 그녀는 결국 약정금을 보냈고 허가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내 말을 진심으로 경청하고 들어주셔서 참 감사했다.
나도 사실은 가만히 앉아서 '이 단지가 가치 있습니다', '이 지역을 더 살펴보십시오' 라며 권위 있는 목소리로 있는 척 해보고 싶다.
그런데 그건 의뢰인에게 1도 도움 안되는 도사님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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