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열한 리뷰, 튜나의 채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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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나

프랑켄슈타인 후기
(내리시면 스포는 없지만 점수와 감상이 있습니다)














프랑켄슈타인(2025) [7/10] : 델 토로식 존재는 본질을 앞선다 동화 한 편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프랑켄슈타인으로 돌아왔습니다

크리쳐물로 워낙 유명한 감독이지만,

이번작에서 느껴지는 건 순한 맛을 내려고 많이 노력했다는 겁니다

크리쳐의 불쾌감은 <셰이프 오브 워터>보다 조금 강한 정도로 순하게 잡혀 있습니다

워낙 고전적인 작품인데다 내용도 널리 알려져 있다보니

신선한 맛은 당연히 기대하기 어려운데

그 와중에 전개가 좋게 말하면 정석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빨아들이는 매력이 없습니다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크리쳐를 만들어내는 순간만큼은

상당한 흡입력을 자랑하지만 영화 전체로 놓고 봤을 때는 슴슴한 감이 있었고

개인적으론 엘리자베스의 행동원리에 크게 공감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다소 아쉬운 정도의 전개를 지나고 나면 엔딩의 여운이 몹시도 강렬합니다

전체적으로 6점을 준다면 엔딩은 8.5점도 충분히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의 아쉬운 점들이 충분히 커버되는 엔딩이었습니다


이번 <프랑켄슈타인>이 델 토로 최고작이란 이야기도 종종 보이는데

개인적으론 <셰이프 오브 워터>가 좀 더 취향이었습니다

1 week ago | [YT] | 350

튜나

주토피아 2 후기
(내리시면 스포는 없지만 점수와 감상이 있습니다)













주토피아 2 [7/10] : 다소 반복적이지만, 여전히 괜찮은 후속작




개인적으로 <주토피아>에 점수를 매긴다면 9점의 작품입니다

메세지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하는 게 아니라

자꾸 상기시키는 화법만 제외한다면

감동과 재미, 풍부한 세계관과 신선한 시각을 모두 잡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2편의 경우 이 중 재미와 감동 정도 남았습니다


아무래도 '2'다 보니 1과 같은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고

1이 메세지적으론 완결성이 높다보니 더 할 이야기가 남아있기 어렵긴 합니다

그래서 세계관이 더 확장되고, 더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이야기는 확장되지 못하고 전편의 반복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닉과 주디의 버디물을 기대하신다면 충분히 만족하실만큼

이 둘의 캐릭터와 케미 면에선 안정적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사실 그게 작품의 큰 매력이었다보니

그걸 기대하실 분이 더 많으리라 생각되네요




감기로 다른 영화들 평이 좀 딜레이 됐습니다

내일부터 순차적으로 올려두겠습니다

저처럼 되지 마시고 미리 독감주사 맞으시고

다들 평안한 연말되십쇼

2 weeks ago | [YT] | 615

튜나

결국은 언젠가 둘 다 하긴 할건데...

<주토피아 2> 전후로 작업해서 <주토피아2> 다음으로 올릴 영상 골라주십쇼

<프랑켄슈타인> 커뮤 후기는 내일, <위키드 2> 후기는 화요일 날 올라옵니다

2 weeks ago | [YT] | 261

튜나

당일 업로드 예정이었던 <아이언하트>는 디즈니 기준에 맞춰

대대적인 수정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영상 사용을 전제로 대본이 작성된 구간도 수정/재녹음을 해야하니

<주토피아2> 전까지 완성을 목표로 하고

정히 안되면 폐기도 고려해야할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가 공정 이용에 해당하는지가 참 미묘한지라

슬슬 영상을 쓰지 않고 일러스트로만 작업하는

기존 '실시간 리뷰' 스타일로만 운영을 하든

얼굴 내놓고 설명회 느낌으로 가든

채널 컬러를 좀 바꿔야 할 때가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가든, 저작권을 존중하며

공생하는 채널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 weeks ago | [YT] | 760

튜나

영상 업로드 텀이 좀 길어지고 있죠?

<아이언 하트>리뷰가 1시간이 넘었습니다

마무리 작업하고 주말쯤 업로드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 시기에 이 길이... 많관부...

4 weeks ago | [YT] | 535

튜나

부고니아 후기
(내리시면 스포는 없지만 점수와 한 줄 평이 있습니다)












부고니아[8/10] : 20년이 지나니 오히려 설득력이 더해지는 깊은 풍미 속 여전한 아이러니


<지구를 지켜라!>는 2003년, 22년 전 영화고

제가 영화를 본 건 최소한 15년 전 쯤? 것 같습니다

으레 그렇듯이 개봉 당시에 보기보단

하도 입소문이 나니까 얼마나 대단한가 보자 하고 찾아본 평범한 케이스죠

당시의 감상으로선 굉장히 재밌는 아이디어에 배우들의 광기 넘치는 열연으로

설득력을 더한 좀 특이한 영화 정도였습니다

특히나 서사의 빌드업으로 맺어지는 엔딩을 중요시하는

제 입장에서 엔딩이 막 맛있지는 않았거든요

그때의 감상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자면 6점 정도?



그런데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CEO 총격 피살 사건 같은 일이

일어날 만큼 심화된 시대적 갈등 때문인지

그사이 제가 사회에 찌든 탓인지 모르겠지만

20년이 지나 <부고니아>로 다시 만들어지니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 영화가 되었습니다

물론 블랙 코미디였던 원작을 거의 블랙으로 만들어버린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재해석과 자본의 힘 역시 무시할 수 없겠죠


아이러니하게도 코미디 요소가 거의 사라졌지만

원작의 영향인지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영화치고

굉장히 목넘김이 쉬운 영화입니다

감독 특유의 건조한 느낌이 이 소재와는 굉장히 잘 맞아서

평소 요르고스 란티모스 스타일을 싫어하셨던 분이라도 추천할만합니다

영화를 볼 때 영화 자체보다 내가 어떤 색의 안경을 끼고 있는지가

감상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고 늘 얘기해왔지만

그 중요성을 새삼 다시금 되새기게 해주는 영화였네요


아마 원작을 봐야할까? 라는 질문이 달릴텐데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고 보시는 게 훨씬 즐거운 경험이 될 겁니다

배우들이 아무리 열연을 했다 해도 20년의 시간 차이도 무시할 수 없으니

굳이 원작을 먼저 찾아보시기보다 <부고니아>를 먼저 보고

궁금해지면 그 이후에 원작을 보시는 게 더 나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1 month ago (edited) | [YT] | 403

튜나

굿뉴스(넷플릭스) 후기
(내리시면 스포는 없지만 점수와 한 줄 평이 있습니다)








굿뉴스[8/10] : 껄렁한 태도로 뱉어내는 뼈있는 농담들



<굿 뉴스>는 현재까지의 변성현 감독 작품 중

커리어 하이라 표현해도 큰 무리는 아니리라 봅니다

특색 있는 화면 연출도 잘 살아있고

변성현 월드에서조차 이제는 진부해진 픽이지만

아무개의 역할에 설경구 배우 외에

딱히 다른 대안이 떠오르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상수는 고정값으로 두고

가장 큰 변수인 각본은 <길복순>보단

<나의 PS파트너>와 <킹메이커>를

좋은 의미로 합쳐 놓은 느낌인지라

그 정도로 유익하진 않지만 <빅쇼트>맛이라 표현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외교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다분히 정치적이지만

기본적으로 모두까기풍 블랙 코미디의 가벼운 태도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색 때문에 크게 거슬릴 작품은 아니구요


실화 기반이기 때문에 진정성을 얻으면서도

요즘 같은 확증 편향의 시대에 던지는 메세지도 시의적절합니다


아쉬운 점은 조금 더 깊숙히 찌르지 못했다는 점과

홈런을 노리지 않는 안정적인 코미디를 노린데 비해서

타율이 그렇게까지 좋지는 않았다는 점

특히 영부인 파트는 굳이 삽입했어야 했나?

싶은 정도였다는 것 정도가 있겠네요


지금 필요성에 대한 의문점을 받고 있는

한국 영화 시장에 좋은 에너지가 될 작품입니다

한국을 까는 건, 한국 감독이 해야 하니까요

1 month ago (edited) | [YT] | 620

튜나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후기
(내리시면 스포는 없지만 점수와 한 줄 평이 있습니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8/10] : 몇 세대에 걸친 끝없는 싸움 끝에 다시금 묻는 영화. 지금은 몇 시인가?




일단 제가 PTA 영화랑은 이상할 정도로 상성이 안 맞습니다

잘 만들어졌다는 건 너무 눈에 보이는데 잘 와닿진 않아요
영알못 소리를 들어도 어쩔 수 없지만 흔히 최고작으로 꼽히는
<데어 윌 비 블러드>도 큰 감흥 없이 봤을 정돕니다
평소에 작가주의적 영화를 더 선호하는 스타일 상
좋아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데 이상하리만치 안 맞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PTA 영화로 리뷰를 만들어서
제가 놓치고 있는 감상 포인트를 여러분께 피드백 받고 싶을 정도입니다

평소 작가주의와 대중성의 조화를 중요시하는 제 지론 상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도 상성만 맞았다면 9~10점을 줬을 법한 영화고
실제로도 극장서 내리기 전에 보시길 적극 추천합니다


영화는 이민과 얽힌 문제를 다루며 일견 흔한 트럼프 까기 영화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단순한 비백인(좌파)vs백인(우파)으로 가를 수 없는 촘촘한 문제 의식들이 드러나죠
당장 디카프리오가 맡은 주인공부터 좌파 측 백인이면서 썩 본보기가 될만한 인간상은 못되며
논바이너리조차 이 영화에선 풍자의 대상에 불과합니다

세르지오의 존재가 있는 한 감독의 성향은 어쩔 수 없이 보여집니다만
단순한 정치 이념 영화로 치부하기엔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분야가 너무나 다양합니다
어찌보면 가족 영화이고, 어찌보면 시대를 초월해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습성에 대한 영화에요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결함을 가지고 있고
그 결함에 어떻게 대처하는가?가 맞물리는 지점들이 절묘하게 하나의 이야기를 자아냅니다
그렇다고 영화가 복잡하고 머리 아픈가? 하면 이걸 또 쉽게 풀어낸다는 점이 탁월합니다

소위 말하는 '뇌 비우고' 볼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담긴 주제 의식에 비해 쉽게도 소비할 수 있고 어렵게도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출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대중적인 영화의 시도라는 측면에선
박찬욱 감독님의 <어쩔수가없다>보다 훨씬 성공적이었다고 봅니다

조니 그린우드의 섬세한 스코어도
촬영과 연출만으로 만들어낸 치밀한 카 체이싱 장면도
왜 이 영화가 북미에서 극찬을 받고 있는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개인적인 아쉬움은 분명히 대중성을 신경 썼고, 성공적인 성취를 이루었음에도
여전히 영화가 너무 섬세하다는 점인 것 같아요

층층이 쌓인 레이어가 많다 보니
맥락상 이런 의미겠구나 하고 한 번 더 곱씹어야 하고
그러다 보니 영화의 템포를 직관적으로 따라가기보다
눈으로 보고 있는 것에 비해서 머릿속은 반 템포씩 밀려서 따라가는 느낌이라
체감되는 감흥이 덜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영화의 힘은 알게 하는 것보다 느끼게 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제가 PTA의 영화를 직관적으로 흡수를 못하니 안 맞아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그럼에도 8점을 줬을 만큼 영화의 완성도는 탁월하니
기회가 되신다면 꼭 영화관에서 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2 months ago (edited) | [YT] | 521

튜나

요번 오프닝 삭제와 앞으로 채널의 방향성에 대해서




본문이 몹시 기므로 한 줄 요약 : 일단 박죠?

네 줄 요약 :
창 난 민심을 보며 셀프 점검을 하고
채널을 개선할 방법을 고민한 결과
당장 안전한 영상을 만들기보다
예전에 하던 대로 그냥 만들고 보겠습니다




구구절절 늘어놓기보단 결과물로 말하자 라는 편이라

개인적인 생각은 자주 늘어놓는 편은 아닙니다만

아무래도 이번 내용은 공유하고 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길게 적어봤습니다



채널 운영을 하며 늘 고민하는 점은 저는 제 작업물에 대해서 객관적일 수 없다는 겁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듯, 퇴고하고 영상을 재검토해도 결국 '내 작업'인 이상 한계가 있습니다

늘 제 영상이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의견임을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부분 때문이에요

덕분에 영상을 만들 때면 외줄을 타는 기분입니다


영화에 등장한 제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그때그때 공부해서 반영할 때

페미니즘 같은 민감한 이슈에 대해 다룰 때

<봉오동 전투> 때는 채널이 날아가면 새로 파야겠단 생각을 하면서 업로드 했었죠

다행히 운이 좋아 <피의 거짓> 때를 제외하곤 큰 논란이 없었지만

말 그대로 운이 좋았고, 여러분의 호의 어린 시선 하에 굴려져 왔다고 생각합니다

아닌 게 아니라 최근 2년 이내는 대본의 유머도 많이 줄었고, 편집자 교체로 퀄도 일정하지 못했고

무엇보다 말더듬 재발 때문에 녹음 상태가 심각할 정도로 안 좋아졌는데

여전히 조회수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는 건

여러분이 호의를 가지고 기다려 주고 계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오프닝의 경우 솔직히 말하면 개인적으론 큰 타격은 아니었습니다

올릴 때부터 긴가민가해서 영상 업로드하면서부터

이번 오프닝 애매한 거 같다고 고정 댓글 써놓고 시작했고

중요한 건 오프닝이 아니라 리뷰고

감동을 유도하는 게 아니라 블랙 유머를 노린 영상이

오글거린단 소리가 나오는 것 자체가

만든 의도가 전혀 전달이 안 된 실패한 작업물이란 뜻이기 때문에

오프닝 삭제 자체는 빠르게 이루어졌습니다

삭제가 반영되는데 시간이 좀 걸렸는지 아직도 댓글엔 오프닝 얘기가 대다수를 이루고 있지만요

종종 해왔던 얘기지만 제가 리뷰를 업으로 삼고 있는 입장에서

제대로 못하면 비판받는 것도 당연한 인과응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오프닝이 별로다는 얘기는 얼마나 많든 피드백이라 수용하고 개선하면 되니 신경 안 쓰입니다



이번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정확히는 오프닝 때문이 아닙니다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오프닝 얘기 사이사이 34분 길이 중 3분 정도만 사용된 AI 영상 때문에

영상 퀄이 쓰레기가 됐단 얘기가 좋아요를 받거나

이번 영상 대본이 별로다, 녹음이 듣기 어렵다

구독 취소하겠다 이런 얘기가 적지 않게 보이는 점 때문입니다


물론 이번 업로드에 AI영상 사용량이 늘어난 건 맞지만

AI 영상이 제 작업물에 처음 쓰이고 있는 상황도 아니고

오프닝+영상 합쳐서 5분 정도 분량을 위해

미드저니 사용량만 25시간을 찍었으니

저게 딸깍하고 나오는 결과물도 아닙니다

물론 현재 결과물이 100% 맘에 드는 건 아니지만

전 퀄리티를 올리려 쓴 AI 영상 파트가

오히려 퀄 하락의 주범이란 소리를 듣는 점이나

대본 녹음쪽도 솔직히 전 이번 대본 맘에 들고

성우 레슨이 쌓이면서 최근 1년 내 작업물 중엔 알아듣기 괜찮은 녹음이 나왔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재활 중에 그나마 나아졌다는거지 여전히 제대로 된 폼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서 오프닝보단 대본, 녹음 얘기에 훨씬 더 긁히고 문제라고 받아들였습니다

애초에 미덥지 못해했던 오프닝은 그렇다 쳐도

마음에 들었던 부분들마저 비판받는다면 제 판단력을 신용하기 어려우니까요


나이 얘기는 솔직히 채널 운영하면서

집단으로 갈라치지 말자, 혐오하지 말자, 색안경 쓰지 말자를

내내 얘기해왔는데 어떤 반응을 기대하고 던지시는 걸까 싶습니다

페미니즘 다루는 영상에서 '튜나도 어쩔 수 없는 한남이네' 소리 들을 때랑 비슷한 기분입니다

제가 뭐 피드백 수용해서 개선해드릴 방법이 없어요

제가 물리적으로 젊어질 방법은 없으니 구취 하십쇼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다시 판단력 얘기로 돌아가서 처음엔 상기한 이유 때문에 억울했습니다

AI를 처음 쓴 것도 아니고, 대본도 이 정도면 괜찮고

최근 녹음 중엔 잘 나온 건데 하면서 억울했죠

근데 생각을 갈무리하다 보니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물론 이번 영상에 문제점을 느꼈고, 계기가 됐겠죠

그런데 그동안 호의상 참아왔던

혹은 작은 목소리라 제가 깊게 신경 쓰지 못한 불만들이

켜켜이 쌓여온 게 이번 기회에 불거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오프닝 역시 그동안 매번 적절하고 완벽했던 건 아니니까요


그동안은 쌓아온 영상 덕분에 호의를 받았었다면

지금은 쌓아온 영상 때문에 불만을 받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니

억울함은 없어졌습니다

결과물로 말해야 하는 일이고

온갖 변명을 붙여도 요새 작업물이 신통치 않았던 건 사실이니까요

<헤어질 결심> 이후 개선하겠노라 선언했지만

솔직히 업로드 텀 외에는 제대로 개선된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억울함이 가시니 더 큰 문제에 당면했습니다

내 폼 이전에 판단력부터 신용할 수 없다면

앞으로 영상을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


당장 말 나온 AI 사용량 줄이는 건 어렵지 않고, 그럴 예정입니다

그런데 그 다음은요?

녹음이 별로니까 재활 끝날 때까지 대리 나레이션을 맡기면 될까요?

브랜딩 위주로 키우려는 제가 지향하는 방향성도 아니지만

이미 편집을 편집자로 돌리고 있는 시점에서

매 영상 20~40분짜리를 대리로 맡길 만큼 채널이 풍족하지도 않습니다


대본은 편집, 녹음 다 개판 나는 와중에도 가장 최선을 다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번 <어쩔수가없다>도 부국제에서 먼저 보고 오고도 늦은 이유가

쉬우면서 직관적인 대본을 쓰겠다고 3번을 갈아 엎어서 그런데

이게 별로다 하는 건 정말 대안이 없습니다

채널을 접으면 접었지 작가를 구할 생각은 없거든요


결국 이 긴 글을 다 적으며 제 생각을 구구절절 공유하는 이유는

내 판단을 믿을 수도 없지만,

여러분 얘기에만 의존해서 채널을 굴릴 수도 없다면

처음으로 돌아가 하던 대로 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제 채널 초기 영상은 노력이 가상해면 가상했지 빈말로도 퀄이 좋다곤 할 수 없습니다

퀄리티는 계속 박다 보니 내가 더 표현하고 싶은 게 있어서

편집 기술을 늘리고 성우 학원을 다니면서 생긴 부산물일 뿐

제1목표는 아니었어요


조회수도 하다 보니 나오게 된 거지

시의성 무시하고 느릿느릿 올리던 건 오래 보신 분은 다들 아실 겁니다

이쪽도 제1목표는 아니었어요


아무래도 영상을 다 돌아볼 순 없고

그때그때 가장 공을 들였던 오프닝들을 돌아봤는데

솔직히 적절히 웃긴 것보단 확 와닿진 않는 애매한 것들이 더 많았습니다

인셉션 오프닝, 데드풀과 울버린 오프닝, 웅남이 오프닝, 더 배트맨 오프닝

지금 보면 왜 이런 걸 만들었을까? 싶은 것들이 상당히 많았어요

그냥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하고 싶어서 만들었죠


나다운 영상을 만드는 것

슬럼프 이후 영상들이 대체로 맘에 안 들었던 이유가

자신감이 없어지니 대체로 이런 면이 줄어든 안전한 성향을 띄게 된 점이라고 봅니다


이대로 어떻게 해야 모나지 않은 영상을 만들까만 고민하면

그렇게 시간만 축내다 진짜 영포티가 되어 점점 잊혀져 가겠죠


그래서 당장 AI의 사용은 줄이겠지만

앞으로 나올 영상들은 오히려 더 마음에 안 드실 수도 있다는

이야길 드리려 이 긴 글을 적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대본에 취향 타는 드립들이 더 들어가기도 할테고

제가 작업하는 구간은 새로운 편집도 꾸준히 시도하고

수업에선 발성법을 아예 바꾸는 얘기도 오가고 있어서

녹음 톤이 완전히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 과정 중에선 당장 여러분께 깔끔한 영상을

전달해드리긴 힘들겠지만 길게 보려고 합니다

요새처럼 긴 리뷰가 일상적이지 않을 때도 몇십 분짜리 리뷰를 만들었고

내 할 말 다 하려고 시의성도 무시하고 올리고

지금껏 인기 생각하며 굴려오던 채널은 아니었으니

그게 가장 튜나다운, 지금껏 해왔던 방법론인 것 같아서요


여러분이 말씀하시는 '잘했던 튜나'는 이미 사라졌으니

얼마 남지 않은 것 손에 움켜쥐고 아까워하기보다

0에서부터 다시 쌓아보겠습니다



어휴, 야심한 밤에 글이 길었네요

여러분의 매일이 평안하시길

2 months ago | [YT] | 1,087

튜나

체인소 맨: 레제편 후기
(내리시면 스포는 없지만 점수와 한 줄 평이 있습니다)












체인소 맨: 레제편 [7/10] : 클리셰 파괴자가 정석적인 이야기도 잘할 때



현재 2부의 상태론 체인소 맨의 마지막 불꽃이 될 확률이 높은 체인소 맨: 레제편입니다

작가인 후지모토 타츠키는 클리셰를 파괴하는 예측하기 어려운 전개로 유명하고

체인소 맨 역시 그러한 테이스트로 가득한 작품이지만

레제편으로 한정하면 상당히 정석적인 영화적 전개를 채용합니다

시작부터 엔딩까지 이 영화의 드라마 파트에서 예측 불가능한 전개는 없어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클리셰 파괴적 전개의 도파민에 가려져

느끼기 힘들었던 탄탄한 기본기가 빛을 발합니다

장면 하나하나의 복선들이 차곡차곡 쌓여 감정선을 만들어내고

드라마 파트의 종결과 함께 터집니다

이에 연쇄반응하듯 유폭되는 액션씬의 일련의 흐름이 아주 깔끔합니다

액션씬의 호흡과 퀄리티도 흠잡을 곳 없이 좋았고요


아쉬운 점은 이 모든 구조는 관객이 레제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가정하에 폭발력을 갖게 되는데

개인적으론 마지막 대사를 제외하곤 레제에게 감흥을 느낀 구간이 전혀 없었다는 점입니다

이상형의 규격화 같은 캐릭터가 너무 인공적으로 느껴져 매력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캐릭터를 못만들었다기보단 상성이 안 맞았다는 느낌이라

취향에 맞으시는 분께는 꽤 인상 깊은 작품으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2 months ago | [YT] | 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