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민 시리즈 2기 OP이자 요루시카의 신곡이기도 한 [화성인]이 공개되었습니다. 가사에 이것저것 숨겨놓은게 많더라구요... 해석하면서 발견한 재밌는 부븐들을 여기다 주절주절 적어보겠습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소시민 시리즈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화성인]에는 이곳을 떠나 화성에서 랑데부(만남)하고 싶다는 화자의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여기서 '화성'은 동경하는 세계를 뜻하면서 동시에 평온한 삶을 방해하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화자는 그 간극에 괴로워하지만, 이내 지구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고 화성으로 향하게 되면서 노래가 끝나죠. TV애니메이션 [소시민 시리즈]의 주제곡답게, 어쩐지 가을편의 두 주인공이 떠오르는 내용입니다.
가사에도 재미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쭉 올린 손가락 끝에서 (ぴんと立てた指の先から) 하기와라 사쿠타로의 시 [고양이]의 내용을 조금 바꾼 가사인데요. 원전 시는 주체가 고양이기에 꼬리(尻尾)였지만 여기에선 손가락(指)이 되었습니다. 손가락으로 무언갈 가리키고 있고, 뒤에 나오는 가사로 미루어 보아 그건 빛나는 물체입니다.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는 가사라 재밌어요.
-내가 보고 싶은 건 장난스런 폭풍뿐 (僕が見たいのはふざけた嵐だけ) '폭풍'이란 화성을 뒤덮는 태양풍을 뜻하는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소시민 시리즈]의 사건은 대체로 일상 미스터리의 범주를 뛰어넘는 폭풍 같은 일들 뿐인데요, 주인공인 고바토는 그걸 언제나 훌쩍 해결해버립니다. 어쩌면 화성인에게 태양풍은 장난스러운 일인 걸까요.
-거기엔 랜턴도 거울도 필요 없어 (それにランタンも鏡もいらない) 저명한 수학자 가우스는 외계인의 존재를 확신하여 랜턴과 거울을 사용해 화성인에게 신호를 전달하는 걸 구상했다고 합니다. 주인공은 지금부터 화성으로 랑데부 할 예정이라서 필요 없나 봅니다.
-타성의 나날 이상은 인력 (惰性の日々 理想は引力) 여기서 말하는 타성이란, [소시민 시리즈]의 두 주인공을 줄곧 괴롭혀오던 나쁜 습관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이상인 인력은 평화로운 고교 생활을 위해 지향하는 소시민적 삶을 뜻하지 않을까요. 어쩌면 '인력'이니까 두 사람의 호혜 관계를 말할지도 모릅니다.
-내가 보고 싶은 건 네 속내뿐 (僕が見たいのは自分の中身だけ) 지분이라 써놓고 오마에라고 발음해서 짜증납니다. '나'와 '너'는 결국 같은 존재임을 암시합니다. 정상적으로 읽으면 '나도 날 모르겠어' 같은 느낌이 되겠네요.
-내 가치관이 뇌의 반사라면 좋을 텐데 (僕の価値観が脳の反射だったらいいのに) 소시민이 되고 싶지만(가치관) 주인공들의 두뇌는 그걸 허락하지 않습니다. 사건이 있으면 추리해야 하고, 화를 입었다면 복수해야 합니다. 자신의 비범함을 결코 부정하지 못하면서 소시민이 되겠다는 건 어불성설인데도요.
-쭉 세운 꼬리 끝으로, 실 같은 초승달이 희미하네 (ぴんと立てたしっぽの先から、糸のやうなみかづきがかすんでゐる) 앞서 언급했던 하기와라 사쿠타로 시의 원형입니다. 1917년에 간행돼 나왔기에 지금은 쓰지 않는 ゐ자가 들어가 있습니다. 두 마리의 고양이가 병을 앓는 사람의 집 지붕 위에서 대화를 나누는 시입니다. 시리즈의 완결권인 [겨울철 한정 봉봉 쇼콜라 사건]을 읽고 오셨다면 아마 재밌는 부분이 더 많을 겁니다.
대충 쓰다 보니 이정도 나왔는데 사실 가사를 모르고 들어도 좋은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pv에서 처음 들었을 때부터 명곡임을 직감했는데 풀버전이 너무 늦게 나와서 고통스러웠습니다.
-- 어느덧 구독자가 1.63천명이 되었습니다. 커뮤니티 기능은 몇 년 전부터 열리긴 했는데 딱히 쓸 말도 없고 귀찮아서 방치하고 있었어요. 영상 주기도 거지같고 노래도 힙스터같은것만 올리는데 불구하고 구독 눌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였으면 이런 채널 절대 구독 안했을 것 같아요. (그만큼 감사하다는 뜻입니다.) 게을러서 영상은 잘 안 올려도 댓글은 꾸준히 확인하니까 많이들 달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내가 들을려고 만든 계정
소시민 시리즈 2기 OP이자 요루시카의 신곡이기도 한 [화성인]이 공개되었습니다.
가사에 이것저것 숨겨놓은게 많더라구요...
해석하면서 발견한 재밌는 부븐들을 여기다 주절주절 적어보겠습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소시민 시리즈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화성인]에는 이곳을 떠나 화성에서 랑데부(만남)하고 싶다는 화자의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여기서 '화성'은 동경하는 세계를 뜻하면서 동시에 평온한 삶을 방해하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화자는 그 간극에 괴로워하지만, 이내 지구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고 화성으로 향하게 되면서 노래가 끝나죠.
TV애니메이션 [소시민 시리즈]의 주제곡답게, 어쩐지 가을편의 두 주인공이 떠오르는 내용입니다.
가사에도 재미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쭉 올린 손가락 끝에서 (ぴんと立てた指の先から)
하기와라 사쿠타로의 시 [고양이]의 내용을 조금 바꾼 가사인데요. 원전 시는 주체가 고양이기에 꼬리(尻尾)였지만 여기에선 손가락(指)이 되었습니다. 손가락으로 무언갈 가리키고 있고, 뒤에 나오는 가사로 미루어 보아 그건 빛나는 물체입니다.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는 가사라 재밌어요.
-내가 보고 싶은 건 장난스런 폭풍뿐 (僕が見たいのはふざけた嵐だけ)
'폭풍'이란 화성을 뒤덮는 태양풍을 뜻하는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소시민 시리즈]의 사건은 대체로 일상 미스터리의 범주를 뛰어넘는 폭풍 같은 일들 뿐인데요, 주인공인 고바토는 그걸 언제나 훌쩍 해결해버립니다. 어쩌면 화성인에게 태양풍은 장난스러운 일인 걸까요.
-거기엔 랜턴도 거울도 필요 없어 (それにランタンも鏡もいらない)
저명한 수학자 가우스는 외계인의 존재를 확신하여 랜턴과 거울을 사용해 화성인에게 신호를 전달하는 걸 구상했다고 합니다. 주인공은 지금부터 화성으로 랑데부 할 예정이라서 필요 없나 봅니다.
-타성의 나날 이상은 인력 (惰性の日々 理想は引力)
여기서 말하는 타성이란, [소시민 시리즈]의 두 주인공을 줄곧 괴롭혀오던 나쁜 습관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이상인 인력은 평화로운 고교 생활을 위해 지향하는 소시민적 삶을 뜻하지 않을까요. 어쩌면 '인력'이니까 두 사람의 호혜 관계를 말할지도 모릅니다.
-내가 보고 싶은 건 네 속내뿐 (僕が見たいのは自分の中身だけ)
지분이라 써놓고 오마에라고 발음해서 짜증납니다. '나'와 '너'는 결국 같은 존재임을 암시합니다. 정상적으로 읽으면 '나도 날 모르겠어' 같은 느낌이 되겠네요.
-내 가치관이 뇌의 반사라면 좋을 텐데 (僕の価値観が脳の反射だったらいいのに)
소시민이 되고 싶지만(가치관) 주인공들의 두뇌는 그걸 허락하지 않습니다. 사건이 있으면 추리해야 하고, 화를 입었다면 복수해야 합니다. 자신의 비범함을 결코 부정하지 못하면서 소시민이 되겠다는 건 어불성설인데도요.
-쭉 세운 꼬리 끝으로, 실 같은 초승달이 희미하네 (ぴんと立てたしっぽの先から、糸のやうなみかづきがかすんでゐる)
앞서 언급했던 하기와라 사쿠타로 시의 원형입니다. 1917년에 간행돼 나왔기에 지금은 쓰지 않는 ゐ자가 들어가 있습니다. 두 마리의 고양이가 병을 앓는 사람의 집 지붕 위에서 대화를 나누는 시입니다. 시리즈의 완결권인 [겨울철 한정 봉봉 쇼콜라 사건]을 읽고 오셨다면 아마 재밌는 부분이 더 많을 겁니다.
대충 쓰다 보니 이정도 나왔는데 사실 가사를 모르고 들어도 좋은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pv에서 처음 들었을 때부터 명곡임을 직감했는데 풀버전이 너무 늦게 나와서 고통스러웠습니다.
--
어느덧 구독자가 1.63천명이 되었습니다.
커뮤니티 기능은 몇 년 전부터 열리긴 했는데 딱히 쓸 말도 없고 귀찮아서 방치하고 있었어요.
영상 주기도 거지같고 노래도 힙스터같은것만 올리는데 불구하고 구독 눌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였으면 이런 채널 절대 구독 안했을 것 같아요. (그만큼 감사하다는 뜻입니다.)
게을러서 영상은 잘 안 올려도 댓글은 꾸준히 확인하니까 많이들 달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공개된 화성인 MV 첨부하면서 긴 글 마칩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https://youtu.be/OLRbIc8KZ_8?si=wi4Fs...
3 days ago | [YT]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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