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의 지식Play

#국제정치 #미국문화 #역사
MLB 광팬, Jazz 매니아 김지윤 박사가
역사, 인문, 영화, 음악, 미국 정치까지
깨알같이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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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엔비디아는 안녕하십니까.

미국 정부가 중국에 수출하는 엔비디아 반도체 칩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중국에 수출하는 H20 반도체에 라이선스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엔비디아측에는 이미 4월 9일에 통보를 했고 이를 4월 15일에 엔비디아가 공표했습니다. 말이 라이센스제로 승인을 받으라는 것이지, 사실상 수출 못하게 통제를 건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바로 하루 뒤, 미국 연방의회 하원의 중국 위원회에서 딥시크에 대한 조사 보고서가 발표되었습니다. 올해 초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던 중국의 AI, 딥시크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비롯해 꽤 많은 국가들이 공공기관의 컴퓨터에서는 딥시크를 쓰지 못하도록 하고 있죠. 미국에서도 딥시크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그 결과가 보고서를 통해 발표된 겁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딥시크가 미국의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미국 사용자의 채팅기록이나 기기 정보, 타이핑 패턴과 같은 데이트를 수집하여 중국으로 전송하고 있고, 중국과 민주주의 대만, 홍콩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는 검열되고 있다고도 하네요.

흥미로운 것은 여기에 엔비디아의 칩이 관련되어 있다고 명시되었다는 겁니다. 미국의 수출통제를 우회해서 엔비디아의 고성능 AI칩을 수 만개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엔비디아 칩은 이전에도 수출 통제가 되지 않았던가?

사실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칩이 중국으로 들어가는 걸 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미국은 2022년부터 엔비디아, AMD같은 회사의 고성능 칩이 중국으로 들어가는 것을 제한해 왔습니다. 처음엔 A100, H100에 대한 수출 통제로 시작을 했죠. 그랬더니 엔비디아는 성능을 조정한 대체 제품을 개발합니다. 그렇게 나온 것이 A800과 H800이고, 미국 정부의 규제에서 비껴갈 수 있는 수출 규제 우회용 저성능 버전 칩이죠. 이른바 중국 맞춤형 칩.

그러다 2023년, A800과 H800에까지 수출 통제가 확대됩니다. 가만 보니까 살짝 성능을 낮춘 이 칩들만 가지고도 중국 기업들이 충분히 고성능 AI와 슈퍼 컴퓨터에 사용할 수 있어 보였던 거죠. 그래서 A800과 H800에도 규제를 가한 거에요.

그랬더니 엔비디아가 이번에도 규제를 피해갈 수 있는 살짝 성능을 낮춘 칩을 또 개발하는데요, 그게 H20이었습니다. 미국 행정부가 이번에 이 H20에 대해서도 수출 통제를 건 것이죠. 뭐랄까요, 여기 막으면 저기로 가고, 저기 막으면 뒤로 가니까 뒷길도 막아 버렸다고나 할까요.

흥미로운 점은 딥시크로 들어갔다고 판단되는 고성능 엔비디아의 칩들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우회해서 들어갔다는 겁니다. 이 사건은 이미 올해 2월부터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돼 진행되고 있는데요, 우회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싱가포르에 허위 법인을 세워서 미국에서 Dell과 Supermicro의 AI서버를 구입합니다. 이 안에 엔비디아 칩이 있거든요. 싱가포르의 법인은 서버의 최종 목적지를 말레이시아라고 신고하고 보냈는데, 진짜 목적지는 중국이었다는 것이죠. 그렇게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이 허위 법인을 통해 말레이시아로 수출된 후 중국으로 빠져나갔고, 이게 딥시크로 전달되었다는 겁니다.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저로서는 놀.라.운. 우회로이네요.)

싱가포르에서 22개 기업이 연루된 대규모 조사로 이어졌고, 이미 여러 명이 체포되고 기소되었습니다. 말레이시아도 조사에 착수했고요.

반도체는 미국이 사활을 걸고 공급망을 지키고 중국으로 핵심 기술이 탈취되는 것을 막으려는 전략 아이템입니다. 특히 AI칩에 미국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경제적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군사적 용도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반도체 관련해서는 계속적으로 압박 수위가 높아질 거고, 관세가 전부는 아닐 것 같네요.


그나저나 엔비디아 주가는… 음.

1 month ago (edited) | [YT] | 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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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동남아로 간다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지쳐서, 이젠 그냥 그려러니 합니다. 업데이트도 한계가 있잖아요.

그 와중에 이번 주 눈길을 끈 뉴스가 하나 있네요. 시진핑 주석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까지 세 동남아시아 국가 순방을 시작합니다. 이번 순방은 아무래도 미국으로부터 관세 전쟁이 발발한 뒤라 더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이 세 국가중 캄보디아는 무려 49%, 베트남은 46%라는 높은 관세를 맞았죠. 90일 유예기간을 두고 있지만요.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에게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나라들입니다. 작년 기준 중국에게 아세안 국가들과의 교역 규모가 가장 컸고, 그 다음이 유럽 연합 그리고 미국입니다. 함께 관세를 두들겨 맞았으니 미국 성토도 좀 하고 서로 간에 무역 협력도 다지고, 할 말이 많아 보이죠.

중국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힘들어질 수출 경로를 아세안 국가들로 돌리고 싶어할 겁니다. 그런데 이 세 국가 중 말레이시아만 중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보고 있고,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적자를 보고 있죠. 의존도도 높고요. 그래서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대신 중국 시장도 더 열라고 요구할 것 같고요.

반면 미국과의 무역에서는 세 국가 모두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짜증은 나겠네요 ㅎ) 그럼에도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한쪽 편만 일방적으로 들기보다는 균형점을 찾아서 줄타기를 할 것 같습니다.

아세안 국가들은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이라 하면 좀 짜증이 날 것도 같은게요,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밀어붙였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라고 있었습니다. 태평양 지역 12개 국가들의 메가 자유무역 협정이었고,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기도 했죠. 그런데 오바마 시절 어찌저찌 체결은 했지만 미국 연방 의회의 비준도 받지 못합니다. 그리고,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행정명령으로 탈퇴해버리죠. 당시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 같은 나라들이 상당히 실망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후 일본과 캐나다가 주도해서 결실을 본 것이 CPTPP죠.)

과연 시진핑 주석의 동남아 순방이 효과가 있을지 궁금하네요. 근데, 원래 단체행동을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죠.


그러면 우리는 아르헨티나로 간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아르헨티나를 방문했습니다. 살짝 뜬금없는 방문이기는 했는데요, 미국의 재무장관이 그냥 놀러가진 않았겠죠.

아르헨티나는 중국과 18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왑 협정을 맺고 있는데요, 얼마 전 상환시점을 1년 연장했습니다. 그리고 하루 지나서, IMF에서는 아르헨티나에 200억 달러의 지원금을 주기로 승인합니다. 이 중 120억 달러를 바로 쏴 주기로 했다네요. IMF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워낙 크기 때문에, 사실상 미국이 결정한 거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베센트 장관은 대놓고 IMF가 주는 돈 가지고 현재 중국과의 스왑 협정을 통해 활성화되어 있는 50억 달러 정도는 갚을 수 있지 않겠냐고 했는데요. 중국으로부터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싶다는 강한 뜻이 담겨 있죠. ‘상습적으로 빚내는 국가’인 너네 아르헨티나한테 200억 달러 줬으니까, 일부는 중국한테 갚고 손 털어… 뭐 이런 의미인데요, 미국은 이 돈의 상환 여부를 주시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뭐, 우리도 친구가 힘들다 힘들다 해서 돈 빌려줬는데, 그 돈 가지고 소고기 사먹으러 가버리면 열받잖아요.

참고로 이번에 블룸버그와 베센트 장관의 인터뷰는 유튜브에서 찾아보실 수 있는데요, 꽤 흥미롭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 번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이번에 논의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르헨티나에는 대단히 중요한 자원이 있습니다. 바로 리튬이죠.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정말 중요한 자원. 미국은 자국 내 소비하는 리튬의 상당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수입량의 절반가량이 아르헨티나에서 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공급망에서 중요한 전략 아이템 중 하나가 핵심 광물인데, 핵심 광물은 글로벌 사우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죠.

관세 폭탄을 던져서 당황스럽긴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본격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큰 흐름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네요.

새로운 뉴스 나오면 또 적어볼게요.

1 month ago (edited) | [YT] | 4,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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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ckle Up.

아침에 일어나니 핸드폰이 관세 뉴스로 도배가 되어 있더군요. 예상은 했지만 더 세게 나왔다는 반응들이 많습니다. 막판까지 백악관에서 어떤 안으로 발표할 지 조율하느라 긴박한 시간을 보냈다는 뉴스들이 있었는데요, 10% 보편 관세에 특정 국가들에 대한 추가 관세로 나온 걸 보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강하게 반영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의거한 것은 국제긴급경제권한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입니다. 불공정 무역으로 인한 무역적자가 미국 안보와 경제에 비상사태에 준하는 위기를 가져온다는 것이었죠. 하도 이리저리 뉴스가 난무하고 있어서 한 번 정리를 해봤습니다.


지금까지 ‘부과된’ 관세들과 ‘부과될’ 관세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매기겠다고 선언하거나 위협하는 것과 실제 효력에 들어가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3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사는 국가의 수입품에는 4월 2일을 기점으로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행정명령에 서명도 했고요. 그런데 백악관에서는 ‘하겠다’가 아니라 ‘할 수도 있다’라고 했거든요. 어쨌든 현재는 이 관세로 영향을 받는 국가는 아직 없습니다만, 만일에 이걸 들고 나온다면 타겟은 중국이 되겠죠.

취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했고 또 효력을 발휘할 관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2월 4일 중국 수입품에 관세 10% 부과.
3월 4일 멕시코, 캐나다 관세 25% 부과. 중국에 10% 추가관세로 총 20% 관세 부과.
3월 12일 철강, 알루미늄에 25% 관세 부과.
4월 2일 베네수엘라 산 원유로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할 수도 있음).
4월 3일 모든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25% 관세 부과. 다만 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 오는 USMCA 조항에 부합하는 자동차와 부품은 예외.
4월 5일 모든 외국 수입품에 10% 관세 부과. 이중 악질적(?)이라 판단되는 국가들에 대해 각각 다른 세율의 관세를 4월 9일부터 부과. (일주일 시간 줄 테니 와서 협상하란 건가.) 이에 따라 유럽 연합 국가들은 20%, 한국은 25%, 일본은 24% 부과되었습니다. 중국 역시 34% 부과되었죠.

캐나다랑 멕시코는 관세 안 맞았네?

네, 이미 한 대 맞았으니까요. 캐나다나 멕시코는 25%의 관세 (불법 펜타닐 유통과 난민에 대한 책임을 물어)를 3월부터 부과해왔기 때문에 국가별 관세에서는 빠졌습니다. 이미 관세를 맞은 국가나 제품에 대해서는 대체로 유예해줬습니다. 또 자동차 같은 경우, 25% 관세가 4월 3일부터 부과되는데, 여기에 한국에서 수출한다고 추가 25%해서 총 50%를 물리지는 않는거죠.

그런데, 여기에 예외국가가 있습니다.

중국은 봐주질 않았네요.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추가관세까지 이미 20%를 때려 맞고 있었던 중국에게는 얄짤 없이 34%를 더 부과해서 총 54% 관세를 매겨버렸습니다. 여기에 루비오 장관이 베네수엘라산 원유로 만든 제품이라고 중국 제품들에 25% 추가관세를 매기면 무려 79%까지 올라갈 수도 있는 거고요. 현재 베네수엘라의 원유를 가장 많이 사는 국가는 중국이거든요. (근데 두번째가 미국입니다.)

관세 항목에서 반도체, 의약품, 구리, 목재, 그리고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에너지와 핵심광물 등은 관세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당장 급한 건 뺀 느낌이 들죠. 다만 향후 무역확장법 232조에 해당되어 관세가 부과될 품목들은 국가별 관세에서 제외된다고 한 부분은, 앞으로도 관세를 매길 품목들이 있다는 말로 들립니다.

그러고 보니, 한 대 때렸으면 웬만하면 또 때리지는 않았는데, 맞은 데 또 맞은 거의 유일한 나라는 중국이네요. 많이 아프겠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파이브 아이즈는 나름 챙겨줬네요. 호주, 영국, 뉴질랜드는 모두 10% 관세이고, 캐나다도 펜타닐과 난민 문제 해결하면 12%로 낮춰주고 USMCA 항목은 무관세로 유지한다고 했습니다. 캐나다의 새 총리가 어찌저찌 잘 하면 현재의 25%에서 12%로 낮출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2%는 이자인가.

어떤 세계가 기다리는 것일까?

미국인과 트럼프 행정부의 기저에 깔린 생각은 이겁니다. ‘전후에 평화롭게 싸우지 말고 잘 살아보자고 국제기구도 만들고 자유무역도 권장하고 했더니, 전부 미국을 호구로 보고 등쳐먹었다.’ 그리고 어찌 보면 ‘등쳐먹기’에 가장 앞장선 게 소위 우방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이라는 거죠. 원래 가까운 사람이 배신했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이 제일 밉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와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이 인사청문회 당시 했던 발언에 가장 잘 녹아 있습니다. 당시 루비오 장관은 자유주의 국제질서는 낡았을 뿐 아니라, 미국을 공격하는 무기가 되었다고 말했죠.

"The postwar global order is not just obsolete; it is now a weapon being used against us,"

지난 번 워싱턴 DC 출장을 가서 만났던 많은 분들이 동의하는 게 한 가지 있었습니다. 전후 미국이 주도해오던 국제질서는 와해되어 가고 있다. 스티븐 월트 교수와의 대담에서도 보셨겠지만, 앞으로의 세계는 나름 평화로웠던(월트 교수님은 그다지 동의하지 않으셨지만) 지난 80년과는 다를 거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월트 교수님은 이를 다극체제로 보고 계시고, 그래서 비슷한 상황을 맞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협력 이야기를 하신 거였죠. (그런데 최근에 보니, 현실주의 학파인 월트 교수님조차 ‘이정도로 세게 나올 줄은!’하고 놀라고 계신 듯합니다.)

4년 후 다른 대통령이 들어서면 달라지지 않을까.

글쎄요, 그전에 바뀌는 것이 훨씬 많지 않을까요?

모두 안전벨트를 꽉 매야 하는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1 month ago (edited) | [YT] | 7,898

김지윤의 지식Play

안녕하세요 여러분.

영상 업로드가 조금 늦어지고 있는데요, 저희가 Washington DC 출장을 왔습니다.

미국 정치, 아니 세계 정치의 심장에서 일도 하고 영상도 찍었는데요, 덕분에 기존 영상 편집과 업로드 일정이 좀 밀렸습니다.

빠르게 업로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감사합니다!

2 months ago | [YT] | 3,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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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9일. 무안 국제 공항에서 일어난 제주 항공 여객기 참사로 희생된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께도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4 months ago | [YT] | 6,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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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oment of Truth

날이 밝았습니다. 미국 동부 지역에선 투표장 문을 닫고 있고, 중서부는 여전히 투표가 진행중이네요. 과연 누가 미국의 47대 대통령이 될 것인가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기다리고 있는데요.

1. 누가 이길 것인가?

정말 아무도 장담 못하고 있습니다. 2016년과 2020년 여론조사 및 모델링에서 어마어마한 에러를 냈었죠. 많은 분들이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놀라운 승리로 인해 당시 여론조사 무용론이 나왔던 것을 기억하실 텐데요, 사실 더 심각했던 건 2020년이었습니다.

2016년엔 그래도 힐러리 클린턴이 popular vote에선 꽤 크게 이겼었거든요. 샤이 트럼프 효과를 감안 못했다는 변명이라도 있었고요. 그래서 그걸 보정했다고 한 게 2020년 여론조사들이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결국 당선되긴 했지만, 실제 득표율 차이는 여론조사에서 나왔던 것보다 훨씬 작았기 때문에 다들 멘붕에 빠졌었죠.

그래서인지 이번엔 섣불리 예측을 내놓고 있지 않은데요, 마지막 나온 여러 언론사나 기관은 대체로 아주 아주 적은 선거인단 차이로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를 점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차이가 작아서 약간 양쪽에 발을 모두 담그고 있는 느낌적 느낌. 그래서 저도 입꾹닫.

2. 관심이 집중되는 유권자 집단

선거때마다 중요한 유권자 집단이 등장합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당시는 흑인 유권자 집단의 투표율이 매우 높았었고요 (2012년 선거 땐 이들 투표율이 백인 유권자 집단보다도 높았죠. 흔한 일이 아닙니다), 2016년에는 백인 남성 노동자 집단이었죠.

이번 선거에서는 백인 여성 유권자 집단입니다. 특히 도시 교외 지역에 사는 이른바 중산층 여성 유권자 표심이 어디로 가느냐… 인데요, 낙태권 문제 및 좀 많이 ‘마쵸’스러운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의 캠페인 방식에 비호감인, MAGA와 결이 다른 전통 공화당 성향의 (대졸) 여성 유권자들이죠. (공화당 전당대회때 헐크 호건의 등장이라든지 키드 락 공연 등, 테스토스테론이 넘치긴 했습니다.)

최근 해리스 캠프에서 내걸어 화제가 된 선거광고가 있었는데요, 투표장에 남편과 같이 온 여성 두 명이 등장합니다. 투표소에서만큼은 비밀이 보장되므로 자유롭다며, 남편과 다른 선택을 해도 좋다는 메시지를 던지죠. 슬쩍 여성들끼리 눈짓으로 사인을 보내고요. 그만큼 여성 유권자들이 이번에 얼마나 해리스에게 표를 주느냐가 중요하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3. 언제쯤 결과가 나올 것인가?

그게 문제입니다. 사실상 7개 경합주에 모든 관심이 몰려 있는데요, 아리조나는 이번에 투표용지가 두 장이나 돼요. 이거 다 카운트하는데 엄청 오래 걸릴 겁니다. 상대적으로 빨리 나올 거로 보는 게 조지아, 미시건 정도이고요. 미시건은 법을 바꿔서 미리 우편투표를 집계할 수 있게 했고, 조지아도 당일 아침부터 가능하거든요.

문제는 펜실베니아입니다. 여기는 일단 투표 당일 투표소 문 닫기 전까지 집계 못합니다. 대도시일수록 민주당 세가 강하고 민주당원들이 우편투표도 많이 하는 편이기 때문에 (이번엔 공화당도 우편투표를 권장했다고 하더군요), 초반에는 공화당이 앞서는 것으로 나오고 후반으로 갈수록 민주당이 따라잡는 형국입니다. 특히 지난 2020년 바이든 대통령이 무려 81%를 득표했던 필라델피아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끝까지 알 수 없는 주이죠. 사실 지난 2020년에도 투표일로부터 나흘이나 지난 11월 7일이나 되어서야 언론사들에서 바이든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그러니까 결론은… 오늘 결정 안 날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4. 근데 왜 지식PLAY에서 오늘 저녁에 라이브를 해?

그래도 명색이 미국 이야기하는 사람인데, 오늘 같은 날 아무것도 안 할 순 없잖아유.

어찌됐든 오늘 저녁, 그 때까지 들어온 결과들 보고 여러가지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녁에 뵐게요!

6 months ago (edited) | [YT] | 3,905

김지윤의 지식Play

드.디.어.

그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현지 시각 11월 5일 치러집니다. 한국 시간으로는 11월 6일 수요일이 되어야 결과가 슬슬 들어올텐데요,

그래서 11월 6일 수요일 저녁 8시, 미국 대선 라이브를 진행할까 합니다.

결과 분석 및 향후 미국 정책 방향 분석, 더불어 여러분의 질문도 실시간으로 받아보는 시간으로 채우려 합니다. 많이 많이 와주세요!

덧) 물론 그때까지 최종 결과가 안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ㅋ 이와 관련한 내용은 내일 정리해서 커뮤니티에 올려보겠습니다^^

6 months ago | [YT] | 3,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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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어디까지 갈 것인가

정말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월요일 저녁에 찍은 영상을 화요일에 올리기도 전에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지상군 투입을 시행했습니다. 그리고 이란은 180여기의 미사일을 이스라엘에 퍼부었죠. 이스라엘은 대규모 보복공격을 천명했는데요, 아직 그게 어떤 수준으로 언제, 어떻게 이루어질지는 추측만 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이스라엘은 유대교 달력으로 1월 1일부터 2박 3일에 걸쳐 기념하는 로쉬 하샤나 기간이라 (수요일-금요일), 적어도 금요일까지는 다른 행동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가지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바는, 지난 4월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의 이스라엘의 대응보다는 훨씬 강력할 것으로 보고 있죠. 당시 이스라엘은 이란의 이스파한이라는 지역의 방공망에 타격을 가했는데요, 이스파한주의 나탄즈라는 도시에는 이란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시설이 있습니다. 이번엔 그냥 우회적으로 근처 방공망에만 타격을 줬지만, 핵시설 공격도 가능하다는 위협에 가까운 공격이었죠.

당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이 제한적이었던 것에는 미국의 압박이 있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너네가 이겼어’라고 말하면서 더 나가지 못하게 제어했던 것은 잘 알려져 있죠. 이번에는 그 정도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미 4월 반격이 너무 소극적이었다는 불만이 이스라엘측에서 나오고 있고, 그때 미국 말을 듣지 말았어야 했다는 말까지 한다는군요.

사실 이란은 신임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던 하마스의 수장 하니예가 암살당했을 때 보복을 자제했었죠. 국제사회와 넓은 교류를 통해 경제제재를 풀어보려는 페제쉬키안 대통령 역시 자제를 촉구했던 이들 중 한 명이었는데요, 이후 이란 정부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슬람 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나왔었습니다. 그리고, ‘자제’는 이번 나스랄라 암살로 인해 명분이 없어진 모양새입니다. 페제쉬키안 대통령 역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지지하면서 이스라엘의 위협에 확고히 맞설것이라고 경고했고요.


이스라엘은 어떤 보복공격을 할 것인가?

몇 가지 시나리오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첫번째, 이란의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 시설을 공격하는 안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미 피폐해진 이란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주겠죠. 그런데 이란은 자국의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 시설을 공격하는 건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라는 시그널을 꽤 오랫동안 보내왔습니다. 만일 이스라엘이 그 레드라인을 넘는다면, 이란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죠. 예를 들어 사우디 아라비아를 비롯한 주변 국가의 석유 생산 시설을 보복 공격함으로써,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줄 수도 있습니다. 미국 대선이 한달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유가가 출렁이고 세계 경제가 혼란에 빠진다면, 누구에게 유리할 지는 쉽게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나오는 안은, 헤즈볼라나 하마스에 대해 그러했듯이, 이란의 고위급 인사 암살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위험한 보복으로 꼽는 것이 이란의 핵시설 공격입니다. 이스라엘의 강경파는 지금처럼 헤즈볼라가 취약해져 있는 상황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베넷 이스라엘 전 총리는 SNS에 글을 올렸는데요, ‘중동의 정세를 바꿀 수 있는 50년만에 온 절호의 기회다. 당장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중앙 에너지 시설을 파괴하고 이 테러리스트 정권에 치명타를 가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전문가들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공격이 현실적으로 그렇게 쉽지 않을 거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 시설은 이란 내 여러 지역으로 분산되어 있고, 핵심 시설은 지하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죠. 미국의 지원 없이는 이 대담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당연히 바이든 대통령은 반대하고 있고요. 그럼에도 이스라엘을 통제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에 모두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습니다.

국제정세가 걷잡을 수 없이 돌아간다는 느낌이 드네요. 계속해서 정리해서 글을 올리거나 영상으로 전해드리겠습니다.

7 months ago (edited) | [YT] | 4,963

김지윤의 지식Play

안녕하세요 김지윤입니다.
모두 풍성한 추석연휴 보내고 계신지요.

먼저 걱정해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댓글보고 진심으로 감동받았습니다.

잠시 경위를 말씀드리면 지난주 월요일부터 사실 꽤 심한 복통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픈 걸 좀 잘 참습니다 ㅠㅠ (워낙 참는 걸 미덕으로 알고 자란 세대라)
'배 아픈 걸로 119를 부르는 건 쫌… 요즘 같은 시기에 더욱…' 뭐 그런 생각에 참았죠.

그래서 밤새 데굴거리면서 참다가 아침에 바로 근처 병원을 갔고, 상급병원으로 가서 CT촬영 및 수술 받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는 말을 들었어요. 응급실 뺑뺑이 이야기가 언론에서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 받아줄 수 있는 공공의료원으로 향했고, 그래서 성남시의료원으로 갔습니다.

수술 기다리던 중 이미 패혈증 쇼크가 왔어요. 혈압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체온은 올라가고, 꽤 위급한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눈감으면 안 된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거든요 ㅋ 어찌저찌 겨우 수술받고 바로 중환자실로 보내져서 3일 있다가 간호병동으로 내려져서 겨우 세상과 연락이 닿았죠 ㅎㅎ

사실 대단히 TMI성 이야기인데요, 굳이 이렇게 주절주절 적은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한 가지는 저희 PD님께서 장기간의 연락 두절로 놀라셔서인지 수술 ‘후’ 패혈증이라 잘못 공지하셨더라고요. 혹시라도 최고의 치료를 해 주신 주치의 선생님께 누가 될 까 정정하고 싶었습니다. 걍 제가 무식하게 참아서 생긴 일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제가 중환자실 있을 때 봐주셨던 간호사님들 때문인데요. 정말 이렇게 힘든 일을 저렇게 묵묵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싶었습니다. 마스크로 가렸지만 딱 봐도 2-30대인데. 제가 간호사님께 너무 감동적이라고 했더니 배시시 눈웃음을 보이면서 ‘밖에 나가시면 잘 이야기해 주세요~’라며 좋아하셨거든요.

다시 한번 성심성의껏 치료해 주신 성남시의료원 의료진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간호병동 간호사님들도 정말 고생하셨어요).

아. 그리고 저와 며칠 룸메이트로 지내셨던 두 어머님들, 덕분에 입원 해 있는 동안 재밌고 즐거웠어요. 얼른 고관절 나으셔서 산으로 바다로 날아 다니시길 기원합니다.

8 months ago (edited) | [YT] | 15,215

김지윤의 지식Play

안녕하세요 지식Play 담당PD입니다.

다음 영상은 왜 안올라오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실텐데요.

’이번 대선에서 펜실베이니아가 왜 중요한 경합주인지‘
에 대한 영상을 준비했고
김지윤 박사님 최종 검수만 남아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박사님이 입원->수술->중환자실을 거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충수염 수술 '전' 패혈증 쇼크였다고합니다)

다행히 조금 전에 일반병실로 다시 옮기셨다고 연락 왔습니다만
박사님이 회복하실 때까지 당분간 영상 업로드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ㅠㅜ

- 지식play PD 드림

8 months ago (edited) | [YT] | 6,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