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서재



애널리스트의 서재

과거 기재부(現 재경부) 미래경제전략국에서 일하던 시절, '파리 출장'은 으레 OECD 회의 참석을 의미했습니다. 그래서 출장 목적지가 'STATION F'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땐, 회의장 가는 길에 기억해 둬야 할 환승역 이름인 줄만 알았습니다.

미술관과 에펠탑, 그리고 명품의 도시 파리. 에르메스나 루이비통 로고가 어울릴 것 같은 도시에서 Microsoft 등 빅테크 랩과 미팅을 하고 코딩 학교(École 42)를 둘러보는 일정은 내내 생경했습니다. 파리와 벤처 스타트업이라니, 묘한 미스매치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이 거대한 혁신 공간이 정부가 아닌 100% 민간 주도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속으로 살짝 뼈있는 감상이 들기도 했습니다. '역시 혁신은 민간이 주도해야지, 국가가 나서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조금은 시니컬한 생각이었습니다.

벌써 10년이 훌쩍 지난 그 시절의 출장 기억을 다시 꺼내게 만든 건, 우연히 보게 된 다큐멘터리 한 편 때문입니다.

며칠 절 있었던 미중 정상회담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10여 년 전 파리에서 싹을 보았던 글로벌 기술 전쟁이 이제는 상상 이상으로 깊고 치열해졌음을 실감합니다. 과거 목격한 프랑스의 혁신이 '민간'의 영역이었다면, 이 영상에서 조명하는 중국의 AI 기술 굴기는 국가 단위의 거대한 시스템이 어떻게 판을 깔고 속도전을 벌이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국가는 과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AI 시대에 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넥스트 스텝을 준비해야 하는지. 가볍게 틀었다가 꽤 묵직한 화두를 얻게 된 영상이라 함께 나누고 싶어 공유합니다. 주말에 시간 내어 한 번 시청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1 month ago | [Y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