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기획 에디터.


글더미

💚
35세의 존은 부처의 제자이자, 기독교의 시초로 나온다. 하느님의 아들은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예수가 되었다고 말한다. 심지어 구석기시대에 살았던 혈거인, 즉 크로마뇽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 책은 열린 결말이 아니다. 그는 장성하다 못해 늙어버린 아들의 죽음을 목격한다. 일반적인 영화처럼 흐느껴 울지 않아도, 형용할 수 없는 내면의 오열을 느낄 수 있다. 영화를 보지 않아도, 생생하게 그려지는 장면은 나 또한 그 오두막에서 존을 의심하는 한 사람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온다.

초자연적인 회복력으로 늙지도, 죽지도 않는 존. 회복력 덕분에 흉터도 남지 않는다. 물리적인 타격에도 죽지 않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시간과 바이러스는 그를 죽일 수 없다. 그렇게 만 년을 넘게 살았음에도, 그는 죽음이 두렵다고 말한다. 베일에 감춰진 죽음이 두렵지 않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죽기 직전까지도 읽고 쓰다가 눈을 감을 수 있다면 무엇이 두렵고, 아쉬울까. 그러나 사람은 그럴 수 없고, 그런 불확실성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정상이다. 오히려 초연하거나, 무섭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은 어딘가 고장 났을 확률이 높다. 내가 그렇다. 나와 너, 세상의 모든 관계, 삶, 인생 모두 부질없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럼 죽으면 그만인데, 왜 자살하지 않는 것일까? 바로 죽음이 두렵지 않기 때문이다. 죽음이 무엇인가, 무엇을 믿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론 완전한 해방이라고 생각한다. 단 한 번의 탄생, 단 한 번의 죽음. 어차피 도달할 곳을 건너뛸 필요는 없다. 나만 사라지는 게 아닌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은 모두 죽는다. 하등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그저, 최대한 아쉬움이 덜 남도록 살아갈 뿐이다.

4 months ago (edited) | [YT] | 1

글더미

ADHD도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1. 처방 약을 먹는다. (끝)
1. 처방 약을 먹지 않는다.

2. 딴짓을 한다는 걸 인정하고 다시 읽는다.

3. 집중력 저하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생겨도 일단은 넘어간다.

4. 읽고 기억나는 부분만 글로 기록한다.

5. 타인의 서평을 읽는다. (이왕이면 서평가의)

6. 관련 영상을 찾아본다.

7. 말로 뱉어본다. (독서 모임 추천)

8. 재독은 하지 않는다. (흥미가 떨어지기 때문에 권장하지 않음)

9. 병렬독서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중도 포기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

4 months ago (edited) | [Y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