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라떼 soylatte

infp 집사와 고양이 소이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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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이라떼 soylatte

안녕하세요. 소이라떼입니다. 날씨가 많이 춥네요.
저는 오늘 출근길에 처음으로 목도리를 하고 나왔어요.
겨울이 성큼 다가온 게 느껴지는 날씨였어요! ⛄️

갑작스러운 공지일 수 있지만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연말을 앞두고 조금 마음이 말랑해지기도 하고, 오래전부터 고민해온 생각들을 정리해서 구독자 분들께 앞으로의 채널 운영 방안에 관한 공지 하나를 올려보려고해요. 고민이 길었던 만큼 조금 긴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마지막 4번, 5번만 읽으셔도 됩니다.)



1.유튜브를 시작한 이유와 수익 공개


오늘은 유튜브를 시작한 지 5년 만에 수익 창출 조건을 달성하고, 지급 조건인 100$를 넘겨 142$가 되던 날, 처음으로 수익 지급이 들어온 날이에요. 세금을 제외하고 한화로 약 17만원이 들어왔답니다. 구글로부터 작고 소중한 첫 월급을 받은 기분이랄까요. 💵

적다면 적을 수 있지만 그동안 통장을 스치기만 했던 회사 월급과는 달리 더 값지고 큰 돈처럼 느껴져 쓰지도 못하고 통장에 그대로 두었는데, 처음으로 좋아하는 일을 해서 번 돈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어떻게 보면 현실적인 유튜버의 수익일지도 모르겠네요.


벌써 5년이나 되었다니. 부끄럽게도 5년 내내 열심히 달려오기만 했던 건 아니었어요. 영상을 모두 내리고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불쑥 들기도했고, 오래 쉬어가기도 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해낸 것에 대한 작은 보상을 받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스스로를 믿고 달려온 지난 시간들이었기에 더욱 값진 것 같아요.

문득 처음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올렸던 첫 브이로그 영상이 떠오르네요. 사실 제 채널은 처음 올렸던 그 영상처럼 집에서 기타 연습하는 일상을 기록하고, 열심히 연습한 기타 연주에 좋아하는 커버곡을 녹음해서 올리는 채널을 운영하고 싶었답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에게 우리 집 귀여운 고양이와 강아지 좀 봐달라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물론 지금이라도 다시 할 수 있는 콘텐츠지만, 최근 교정을 시작하면서 정확한 발음들이 어려워지는 바람에 커버곡 콘텐츠 제작은 다시 한 번 무기한 미뤄지게 됐어요. (재작년부터 음악 학원도 다니고 로직도 배우고, 녹음 장비까지 사서 열심히 준비도 했는데 말이에요....) 조금 엉망이여도 그때라도 시작 했어야했는데, 싶은 후회가 조금 남기도 하네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지속하게 된 계기는 20대 후반부터 들이닥친 불안정하고 무기력함을 이겨내려고 용기내어 시작했던 기록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지금 영상들과는 사뭇 다르게 촬영도 서툴고, 화질도 나쁘고 편집도 엉망인 영상이지만 가끔씩 그 영상들을 혼자 정주행할 때가 있어요. 유튜브를 시작한 지 5년이 지난 지금의 저는 그때 보다 밝아지고 건강하고 안정되고 제가 뭘 좋아하는지 또렷하게 아는 사람이 되어있다는 게 가끔 신기하기도 해요.

그때 당시에는 기록하는 일이 저를 움직이게 한다고 생각했고, 아무것도 기록하지 않으면 더욱 무의미한 시간들이 되는 것 같아 일상의 소중한 순간들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싶었거든요. 아무도 보지 않을 것 같은 공개일기장 같은 기록일지라도요. 사실 지금도 계속해서 그런 기록들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할만한 영상과는 거리가 먼 그런 기록들을요.

5년 동안의 기록이 무의미한 일이었는가에 대한 질문엔 자신있게 그렇지 않았다고 대답할 수 있어요. 유튜브를 시작하며 바랐던대로 저는 정말로 제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좋아하는 순간들이 쌓여 행복한 순간의 일상들을 기록하면서 성장하게 되었거든요. 사랑 받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었다기보다는 저를 사랑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에 가까웠다고 생각해요.



2.유튜브 운영의 어려움


유튜브 영상을 편집하면서 체력과 물리적인 시간 대비 비효율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고민을 오래전부터 해왔어요. 처음엔 조회수가 나오지 않더라도 제 일상을 좋아해주고 궁금해하는 구독자분 들을 위해 편집이 오래걸리더라도 일상 브이로그를 가끔씩 올리곤 했어요.

채널 운영이나 콘텐츠, 영상 편집의 미숙함도 있겠지만 소소한 일상 브이로그로는 더이상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탓에 조회수가 많이 저조하다보니 작은 채널을 운영하면서도 크리에이터로서 고민이 깊었어요. 크게 공을 들이지 않았던 영상이 많은 관심을 받기도 하고, 촬영 부터 편집까지 공을 많이 들였던 영상이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기도 했거든요.

오랜 편집 시간을 거쳐 열심히 영상을 만든 만큼 어쩔 수 없이 조회수라는 결과에 쉽게 들뜨거나 가라앉는 마음이 되기도 하고 많은 관심이 부담스러우면서도 관심 받고 싶은 모순된 마음이 되기도 하고, 작은 채널이지만 제 일상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의 따뜻한 마음들에 유튜버로서 더 잘해내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영상 편집하는 내내 누가 내 일상을 궁금해하겠어, 하는 생각들은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고 그런 생각들이 저를 멈춰버리게 만들기도 해요. 규칙적인 업로드 주기라는 작은 약속 하나 만들지도 못하고 본업을 하면서 유튜브를 병행한다는 일이 체력적으로 조금 지쳤던 것 같기도해요.

잠을 줄여가며 밤새 편집을 하기도 했지만 건강을 갉아먹으며 일을 하고 싶지 않았고, 주말에 온전히 쉬지 못하고 집에서의 일상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도 조금 있었던 것 같아요.

일과 삶의 균형을 지키기는 것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다보니 체력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편집할 시간이 잘 나지 않아 그동안 업로드가 늦어질 때가 많았던 것 같아요.


재택근무를 꿈꾸면서도 집에서는 일상과 일의 분리를 해야만 집에서 제대로 쉴 수 있었고 저의 평범한 일상들을 카메라에 담는 일이 버거운 날도 많았어요. 편집할 때마다 누군가는 그냥 넘길수도 있는 영상의 작은 티끌들도 없게 집요하게 들여다보고 수정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보니, 업로드 직전까지 제 기준에 마음에 드는 영상 하나를 올리는 데 시간이 오래걸리기도 하고 스스로를 좀 괴롭히기도 했던 것 같아요.

얼굴도,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 일상 브이로그임에도 재밌게 봐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면서도 다음 일상 브이로그를 목빠지게 기다리셨을 구독자분들께 죄송한 마음도 들었어요. 일상 브이로그가 더 재밌다고 말씀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놀라기도 했답니다.

넘쳐나는 쇼츠 영상들, 자극적이고 훨씬 재미있는 영상들 속에서 그럼에도 저는 저만의 길을 걷겠다며 묵묵히 제 방식을 고집하며 채널을 운영했던 것 같은데, 사실은 한참 전부터 빠르게 변화하는 플랫폼의 콘텐츠 흐름과 동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점점 들었던것 같아요.

제가 앞으로 계속 보여드리고 싶은 영상과 사람들이 보고싶어할 영상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길어졌고요. 그에 따른 편집 방식이나 기획에 대한 고민도 진지하게 하고 있어요. 변화하는 흐름에 발맞춰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스스로 타협점을 찾아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3. 채널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그동안 제가 다양한 콘텐츠의 영상들을 올린 만큼 다양한 니즈를 가진 구독자분들이 제 채널을 구독하고 계신 것 같아요. 처음 제 채널을 알게된 영상은 일상 브이로그나 인테리어 영상일 수도 있고 콘서트 브이로그나 티켓팅 정보를 얻으려고 들어오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일상 브이로그만 올리던 채널에서 어느 순간 저의 취미 생활이 일상에 가까워지고부터 덕질과 관련된 티켓팅, 콘서트 브이로그를 자주 올리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제 채널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영상 콘텐츠이기도 했고요. 그러다보니 이와 관련된 키워드로 알고리즘을 타고 유입되어 들어오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처음 기획했던 소소한 일상 브이로그 채널의 방향성과 다르게 채널을 운영하면서 계속해서 채널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찾아나갔던 시간이었던 것 같기도해요. 그러면서 기존 구독자분들도, 새로 유입되어 들어오신 구독자분들도 조금은 혼란스럽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했답니다.


어떤 계기로 저도 변하고, 제 일상도 변화하고, 일상을 담은 영상도 달라지고, 가치관이나 생각도 취향도 달라지지만 처음 유튜브를 시작했을 때 그 마음만은 여전해요.

저는 재밌는 사람은 아니지만 편안함을 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저마다 저를 좋아해주시는 이유들이 다른만큼 보고 싶은 영상이 더 이상 올라오지 않고, 예전에 좋아했던 모습을 이제는 볼 수 없어서 예전만큼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떠나기도 하겠죠.

어떤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지 전부 다 알 수는 없지만 처음으로 제게도 팬이라는 존재가 생기고 부터, 저를 좋아해주는 분들은 저를 닮아서 저를 조용히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무도 없다고 생각할 때 저를 좋아한다고 나타났다가 조용히 어디론가 또 숨어버리기도 하고요.

한때는 시끄럽게 사랑받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조용히 사랑받는 지금이 좋아요. 제가 5년 동안 유튜브를 그만두지 않고 계속 할 수 있었던 건, 제 영상을 기다려주시고 재밌게 봐주시고 따뜻한 댓글 달아주셨던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오래 사랑해주셔서 감사해요.



4. 앞으로의 활동 계획


좋아하는 일을 오래하기 위해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했고, 제 일상을 좋아해주는 분들을 위해 좋은 방안을 깊이 생각해봤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짧더라도 소소한 일상은 영상 대신 업로드 주기가 빠른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를 통해서 일상을 공유하고 소통 하는 방식으로 가고자합니다. 영상보다 사진이 좀 더 편집하기에도 수월하고, 소통하기에 업로드 주기도 빠를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어요.

영상이어야만 하는 일상과 사진으로도 충분한 일상들의 구분을 지어보려고합니다. 어떤 일상 이야기는 블로그에, 어떤 순간은 인스타그램에, 어떤 장면은 유튜브가 좋겠다 싶은, 그때 그때 일상을 공유하기에 조금 더 나은 방식을 통해 일상을 공유하도록 할게요.


소이 일상과 저의 사소한 일상들이 궁금하신 분들은 인스타그램으로 놀러와주세요! 인스타 스토리와 피드 게시물 통해서 자주 소통하도록 할게요. 그렇다고 앞으로 일상 영상을 아예 올리지 않는 건 아니고, 조금 밀려 있던 일상 영상들도 곧 편집이 마무리되어 올라올 예정이에요.

앞으로는 1년 뒤에 예정인 결혼식 준비 브이로그나 신혼부부 일상 브이로그로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간간히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콘서트 소식이 들려온다면 지금 처럼 그때마다 티켓팅 브이로그나 콘서트 브이로그도 올리게 될 것 같고요. 교정 기간이 끝나면 처음 제가 하고 싶었던 커버 영상도 올릴 수 있겠죠.

블로그에는 일주일 일상의 기록들을 사진과 일기 형식으로 올릴 예정이고, 소이 일상에 대한 기록은 짧은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그램 릴스 영상으로 자주 기록하고 올려보려고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많이 자주 만나요!


인스타그램: @s_oylatte_
블로그: blog.naver.com/scottishnekoi/



5. 구독자 애칭


생각해보면 5년 동안 구독자분들을 부르는 애칭도 없는 채널이었더라구요. 저는 낯가림도 있고 수줍음도 많은 내향적인 성격인데, 친해지면 편해진만큼 속 얘기도 많이하고 사실 개그 욕심도 있는 편이에요.

그 유튜버에 그 구독자라는 말 처럼 제 구독자분들도 저랑 비슷한 성향일 거란 생각이 들어요. 조용하게 저를 좋아해주는 분들이 분명 계실테고, 조용하게 좋아요만 누르고 도망가는게 최대의 애정 표현이고 댓글은 거의 사랑 고백에 가까운 일이지 않나요...!

그래서 언젠가 제가 구독자분들이랑 만나게 되면 눈도 못 마주치고 뚝딱거리면서 고장난 채로 먼산만 바라보며 이야기할 것 같다고 '먼산이'로 짓는 게 어떠냐는 친구들의 의견이 있었어요.

구독자분들이 별로라고 하면 어쩌냐고 걱정된다 했더니 먼산관이냐고 해서 배꼽 잡고 웃었는데 사실 저는 어쩐지 꽤 마음에 들었거든요. 먼산이 분들 생각은 어떠세요? ⛰️

10 months ago | [YT] | 5

소이라떼 soylatte

블로그를 만들었어요! 🐥 일기는 늘 비공개로 매일 써왔는데 브이로그 영상에 담지 못했던 일상과 생각들을 기록하고 전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시작해보려해요. infp의 일기가 궁금하다면.. 🫶🏻 언제 다시 비공개로 전환 할 지 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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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ago (edited) | [Y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