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 DC로 전환해 직접 운용한 게 2019년입니다.
은행에 다닐 때인데요, 그 은행에서 DC로 전환하려면 S생명보험만 가능했습니다.
DC로 바꾸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인지, 급여담당자이던 모 대리님이 정말 적극적으로 말리더라고요. 손실 위험이 있다면서... 겨우 설득해서 옮겼습니다.
막상 S생명보험사로 옮기고 보니 펀드만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뭐 어쩌겠습니까.
ETF가 좋은건 알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먹어야 하니까요.
그곳에서 판매하던 수백개의 펀드를 분석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습니다.
자산배분이니 성과야 잘 나왔습니다. 물론 ETF보다 비용과 다양성에서 한계가 있었지만요.
과거에 은행이나 보험사가 DC에서 펀드만 팔았던 이유는 판매수수료 때문일 겁니다.
펀드를 팔면 판매사의 수익이 0.5~1.5%수준입니다. 오프라인이 온라인보다 비싸고요.
펀드를 파는 은행,보험사도 직원급여, 전산설비 등 다양한 비용이 들어가니 공짜로 모든 서비스를 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세상이 바뀌었죠.
우리 국민들의 금융 지식이 올라가면서 은행, 보험사에서 증권사로 머니무브가 일어났습니다.
이에 은행, 보험사도 DC에서 ETF를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시작하던 2021년에는 정말 ETF 종류가 적어 포트를 만들면서 납득이 되지 않더군요.
이젠 은행에서 판매하는 ETF도 꽤나 다양해졌습니다. 계열사 ETF 위주에서 더 확대되기도 했고요.
S은행의 경우 2024년 3월 125개에서 현재 190개,
I은행의 경우 2024년 8월 99개에서 현재 188개,
H은행의 경우 2024년 9월 94개에서 현재 185개,
K은행의 경우 2024년 9월 68개에서 현재 167개,
W은행의 경우 2024년 3월 107개에서 현재 151개
물론 증권사에는 1000개 넘는 ETF가 있고, DC에서 가능한 것도 900개가 넘긴 합니다만, 그나마 포트를 만드는 입장에서 전보다 좋아졌다는 얘깁니다.
지난 주말까지 몇 주에 걸쳐 제가 자문해드리고 있는 은행,보험사들의 DC 포트폴리오 업그레이드를 진행했습니다.
은행이나 보험사의 DC 계좌를 자문하는 일은 회사 입장에서보면 비용이 높고, 상대적으로 수익은 낮습니다.
계좌를 연결해 조회할 수도 없고, 매매도 일일이 가이드해드려야 되기 때문입니다.
사용자분들 역시 불편합니다. 잔고도 캡처해서 보내줘야 하고, 수기로 매매도 해야 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자문과 동일하게 낮은 수수료로 DC 자문을 고집하는 이유는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입니다.
강의나 상담을 하다보면 투자할 돈이 없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주택마련에 자녀교육 때문에 노후준비는 꿈도 못 꾼다는 말씀도 많이 하시고요.
그분들 말씀에 매우 동감합니다. 그래서 퇴직연금이라도 잘 굴리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일찍 시작하면 결코 적지 않은 노후자금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분들을 돕는다는 마음으로 은행, 보험사 DC에 대해 자문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은행이나 보험사 DC는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여간 곤혼스러운게 아닙니다.
앞서 언급한 은행들도 처음에는 펀드로, 나중에는 소수의 ETF로 포트를 구성해야 하니 정말 분석을 많이 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상품 라인업이 다양해져서 그나마 좀 나아졌고요.
그런데, 어떤 곳은 판매하는 펀드가 20여개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것도 자체 펀드들이라 성과조회가 어려운 것들이고요. 그러면 판매중인 공모펀드 전체를 전수조사 하기도 합니다.
또 모 은행은 DC에서 상품을 5개밖에 못 넣는다는 제약이 있습니다. (놀라우시죠? 저도 정말 황당/당황했습니다.)
그러면 5개로 종목을 추려서 최대한 분산과 수익성을 챙기도록 포트를 꾸려야 합니다. 고난이도죠.
하지만 이런 하나하나의 프로젝트들을 마무리하고 고객께 안내드릴 때는 생각보다 뿌듯함도 있습니다.
이런 걸 일일이 도와주는 금융회사가 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으니까요.
(비용대비 수익이 안나오는... 경영자로서 훌륭한 의사결정이 아닐 수는 있겠지만... 제 여가시간을 기꺼이 투입하고 싶은 일입니다.)
아직도,
고객들에게 DC에서 펀드, ETF를 판매하면서도 자기 직원들은 DC를 선택조차 못하게 하는 금융회사가 있다는 얘기를 종종 듣습니다. 참 의아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모 증권사는 DC형인데 원리금보장형이 90%라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이것도 꽤 의아한 얘기였습니다.
일반적인 DC 계좌의 90% 수준이 원리금보장형인데, 안전하다는 이유로 선택한다고 하지만 물가상승율을 감안하면 결코 안전하다고 하지 못할겁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연금저축, IRP, ISA는 당연히 중요합니다.
그 중요성과 필요성을 안다면, DC가 더 신경써서 운용해야 하는 계좌라는 점도 알 수 있을 겁니다.
아무쪼록 많은 분들이 잘 관리하셔서 노인빈곤율 40%에 포함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cafe.naver.com/pensionstrategy/998
김성일 TV
제가 은행, 보험사 DC 자문을 고집하는 이유
제가 처음 DC로 전환해 직접 운용한 게 2019년입니다.
은행에 다닐 때인데요, 그 은행에서 DC로 전환하려면 S생명보험만 가능했습니다.
DC로 바꾸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인지, 급여담당자이던 모 대리님이 정말 적극적으로 말리더라고요. 손실 위험이 있다면서... 겨우 설득해서 옮겼습니다.
막상 S생명보험사로 옮기고 보니 펀드만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뭐 어쩌겠습니까.
ETF가 좋은건 알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먹어야 하니까요.
그곳에서 판매하던 수백개의 펀드를 분석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습니다.
자산배분이니 성과야 잘 나왔습니다. 물론 ETF보다 비용과 다양성에서 한계가 있었지만요.
과거에 은행이나 보험사가 DC에서 펀드만 팔았던 이유는 판매수수료 때문일 겁니다.
펀드를 팔면 판매사의 수익이 0.5~1.5%수준입니다. 오프라인이 온라인보다 비싸고요.
펀드를 파는 은행,보험사도 직원급여, 전산설비 등 다양한 비용이 들어가니 공짜로 모든 서비스를 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세상이 바뀌었죠.
우리 국민들의 금융 지식이 올라가면서 은행, 보험사에서 증권사로 머니무브가 일어났습니다.
이에 은행, 보험사도 DC에서 ETF를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시작하던 2021년에는 정말 ETF 종류가 적어 포트를 만들면서 납득이 되지 않더군요.
이젠 은행에서 판매하는 ETF도 꽤나 다양해졌습니다. 계열사 ETF 위주에서 더 확대되기도 했고요.
S은행의 경우 2024년 3월 125개에서 현재 190개,
I은행의 경우 2024년 8월 99개에서 현재 188개,
H은행의 경우 2024년 9월 94개에서 현재 185개,
K은행의 경우 2024년 9월 68개에서 현재 167개,
W은행의 경우 2024년 3월 107개에서 현재 151개
물론 증권사에는 1000개 넘는 ETF가 있고, DC에서 가능한 것도 900개가 넘긴 합니다만, 그나마 포트를 만드는 입장에서 전보다 좋아졌다는 얘깁니다.
지난 주말까지 몇 주에 걸쳐 제가 자문해드리고 있는 은행,보험사들의 DC 포트폴리오 업그레이드를 진행했습니다.
은행이나 보험사의 DC 계좌를 자문하는 일은 회사 입장에서보면 비용이 높고, 상대적으로 수익은 낮습니다.
계좌를 연결해 조회할 수도 없고, 매매도 일일이 가이드해드려야 되기 때문입니다.
사용자분들 역시 불편합니다. 잔고도 캡처해서 보내줘야 하고, 수기로 매매도 해야 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자문과 동일하게 낮은 수수료로 DC 자문을 고집하는 이유는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입니다.
강의나 상담을 하다보면 투자할 돈이 없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주택마련에 자녀교육 때문에 노후준비는 꿈도 못 꾼다는 말씀도 많이 하시고요.
그분들 말씀에 매우 동감합니다. 그래서 퇴직연금이라도 잘 굴리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일찍 시작하면 결코 적지 않은 노후자금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분들을 돕는다는 마음으로 은행, 보험사 DC에 대해 자문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은행이나 보험사 DC는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여간 곤혼스러운게 아닙니다.
앞서 언급한 은행들도 처음에는 펀드로, 나중에는 소수의 ETF로 포트를 구성해야 하니 정말 분석을 많이 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상품 라인업이 다양해져서 그나마 좀 나아졌고요.
그런데, 어떤 곳은 판매하는 펀드가 20여개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것도 자체 펀드들이라 성과조회가 어려운 것들이고요. 그러면 판매중인 공모펀드 전체를 전수조사 하기도 합니다.
또 모 은행은 DC에서 상품을 5개밖에 못 넣는다는 제약이 있습니다. (놀라우시죠? 저도 정말 황당/당황했습니다.)
그러면 5개로 종목을 추려서 최대한 분산과 수익성을 챙기도록 포트를 꾸려야 합니다. 고난이도죠.
하지만 이런 하나하나의 프로젝트들을 마무리하고 고객께 안내드릴 때는 생각보다 뿌듯함도 있습니다.
이런 걸 일일이 도와주는 금융회사가 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으니까요.
(비용대비 수익이 안나오는... 경영자로서 훌륭한 의사결정이 아닐 수는 있겠지만... 제 여가시간을 기꺼이 투입하고 싶은 일입니다.)
아직도,
고객들에게 DC에서 펀드, ETF를 판매하면서도 자기 직원들은 DC를 선택조차 못하게 하는 금융회사가 있다는 얘기를 종종 듣습니다. 참 의아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모 증권사는 DC형인데 원리금보장형이 90%라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이것도 꽤 의아한 얘기였습니다.
일반적인 DC 계좌의 90% 수준이 원리금보장형인데, 안전하다는 이유로 선택한다고 하지만 물가상승율을 감안하면 결코 안전하다고 하지 못할겁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연금저축, IRP, ISA는 당연히 중요합니다.
그 중요성과 필요성을 안다면, DC가 더 신경써서 운용해야 하는 계좌라는 점도 알 수 있을 겁니다.
아무쪼록 많은 분들이 잘 관리하셔서 노인빈곤율 40%에 포함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cafe.naver.com/pensionstrategy/998
1 week ago | [YT] |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