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아저씨

안녕하십니까?

마지막 영상을 올린 지 거의 넉 달이 되어갑니다.
너무 오래됐네요.

여전히 목소리는 모터가 갈려 버린 14세용 전동건 같이 갈라져서 나옵니다.
기침할 때마다 가래가 히드라처럼 나오는데, 기침이 많이 줄긴 했지만 한 번씩 할 때면 등이 너무 아픕니다.
이러다 럴커로 변이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저는 보통 02시 15분에서 02시 45분 사이에 기상합니다.
퇴근 시간이 매일 다르지만 8~9시간 정도는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합니다.
퇴근 후에 아·점을 먹고 오침을 하면 좋겠지만, 퇴근 시간이 하필 햇살이 참 좋은 시간대라 빨래는 필수입니다.

지난주까지는 방학 기간이라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간을 보낸다고 하지만, 어느샌가 누군가에게 후두부를 가격당한 것처럼 기절하듯이 소파에 쓰러집니다.

가수면 상태에 있다 보면 희미하게 큰아이가 학원을 가는 소리가 들리고, 동면 중인 곰처럼 웅크려 있다 알람 소리에 놀라서 눈을 뜨면 둘째가 오는 시간이 되어 마중 나가야 합니다.

둘째와 신나게 떠들면서 집에 오면, 간식을 먹고 설거지를 합니다.

항상 잠이 부족해서 머리가 아프고, 눈이 침침하고, 눈 밑이 떨리지만...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건 다 핑계인 것 같습니다.
제 의지가 부족하고 노력을 하지 않는 게 문제이지, 제 생활방식이 문제가 되는 건 아닐 겁니다.

어린 나이에 꽤 괜찮은 직장에서 꽤 괜찮은 자리와 꽤 괜찮은 연봉을 받았습니다.

그만뒀습니다.
왜 그만뒀는지 설명하자면 박경리의 토지 같은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누구나 다 사연은 있고, 긴 이야기를 짧게 말하자면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맞기 전까지는...

이직 후에 한 2년 정도 바닥을 기는 생활을 했습니다.
정말로 바닥을 기었습니다.

아이와 시간을 더 보내고 싶었는데, 아이와 보내는 시간은 더 부족해졌고 연봉은 반으로 줄었습니다.

많이 고민하다 이 직업을 택하게 됐고 그게 벌써 10년 다 되어갑니다.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몇 가지 깨닫게 된 것들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는 “자신의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유튜브를 하는 분들이 정말 대단하다.”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일터에서 최선을 다하고, 퇴근 후에 가정에도 소홀하지 않으면서 대본을 쓰고, 영상을 찍고, 녹음하고, 편집하고, 자막을 넣고, 업로드 후에 모니터하고, 댓글을 달고...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보통의 의지와 노력으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명절 연휴 기간에도 계속 출근했고, 감사하게도 여전히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두어 달 정도는 조금 한가할 것 같습니다.

여전히 몸 상태는 엉망진창이지만 (정확히 말하면 정신상태가 더 엉망진창입니다만...) 한가해졌을 때 체력을 조금씩 끌어올려서 제가 계획한 영상을 준비해서 올리겠습니다.

지금도 졸려서 제 얼굴만큼이나 글이 엉망진창이지만, 구독 취소를 하지 않고 계신 구독자분들과 새롭게 구독을 해주신 구독자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오늘 조금 쌀쌀합니다.
감기 조심하십시오.

「영상을 핑계로 이런저런 제품들을 구매했습니다.

흔하게 구할 수 있던 토이스타의 M16A2는 품절이라 생각보다 어렵게 구매했습니다.
1997년 아카데미 조립식 M203을 장착할 계획입니다.

토이스타의 신형 AK74에는 ГП-25를 장착할 계획입니다.」

1 year ago | [Y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