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국회의원 김의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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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는 스미스 요원?]

오늘 조희대 대법원장을 지켜보다 옛날 영화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이 떠올랐다.

스미스는 주인공 네오와 대립하는 악당인데 ‘불멸성’이 가장 큰 특징이다. 네오가 아무리 제거하고 파괴해도 즉시 다른 사람을 통해 다시 태어나 네오의 앞길을 가로막는다.
윤석열이 죽으면 전광훈으로 나타나고, 전광훈이 힘 빠지면 심우정으로 나타나고, 심우정마저 사라지니 조희대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스미스 요원은 매트릭스라는 시스템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우리 나라의 스미스 요원들은 기득권 체제를 어떻게든 유지하려고 마지막까지 발버둥치고 있는 것으로 비친다.

영화 속 스미스는 가공할 능력의 보유자인데, 한국의 스미스들도 못지 않다. 이재명 재판이 1심은 2년 2개월, 2심은 4개월 10일 걸렸는데 조희대 대법원은 전합 9일만에 뚝딱 결정을 내려버린다. 기록이 6만 쪽이 넘는다고 하니 하루에 6천 쪽 책 20권 분량을 읽어내는 초능력자들이다.

한가하게 영화 얘기를 늘어놓는 이유는 한달 뒤 ‘이재명 대통령’이 탄생하더라도 스미스 요원은 계속 등장할 거라는 불길한 예감 때문이다.
대법원이 밝힌 선고 내용도 놀랍지만, 사실 말하지 않은 부분도 충격적이다.

이재명 대표가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형사 재판이 중단되는지를 놓고 논란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한쪽에서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해야 하나,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통령은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발생한 범죄로 형사상 소추(訴追)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한 헌법 84조에 대해 “소추는 검찰 기소까지만 해당한다”는 입장과 “소추에 재판도 포함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정상적인 대법원이라면 이번 판결을 파기환송하더라도 헌법 84조 부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았어야 한다. 이번 선고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가장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희대 대법원은 끝내 침묵했다.
이로써 아무리 ‘대통령 이재명’이라도 그의 정치적 목숨은 사법부가 쥐고 흔들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

이재명 후보는 지금 선거법 사건 말고도 위증 교사 사건(2심),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사건(1심), 불법 대북 송금 사건(1심), 경기도 법인 카드 유용 사건(1심) 등 12개 혐의로 재판 5개를 받고 있다.
최악의 경우 5개 재판부가 “재판에 나오라, 들어가라” 명령할 수 있다. 아니 그보다는 대통령 재임 기간 중에 대통령직 상실형을 받을 수도 있다. 오늘 대법원이 침묵함으로써, 이재명 재판은 ‘재판장 마음대로’ 진행될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물론 대통령 이재명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할 수는 있다. 재판을 중지시켜달라는 요청이다. 하지만 이 또한 헌재 판단이 언제 나올지 알 수 없으니 그때까지 불안정은 지속되는 것이다. 내란 세력은 6월3일 이후에도 계속 심리적 소요를 부추길 것이다.

정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곳곳이 스미스 요원이다. 최후의 순간까지 한치도 흐트러져는 안 되는 이유다.

7 months ago (edited) | [YT] | 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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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드디어 미쳤다!]

"곽종근 첫 발언은 '국회의원' 아닌 '요원'이었다."
조선일보 기사를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
"에이, 낚시성 제목이겠지!" 생각했다.
읽어보니 아니었다. 진지했다.
"야권에서 ‘국회의원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발언을 유도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리드를 달았다.

심지어 이 기사가 헤드라인에 걸렸다.
"알고리즘이 한 거겠지!" 싶었다.
틀렸다. 조선일보가 자체 편집해 딱 톱으로 올린 것이다.

모든 언론들이 '국회요원'이라고 조롱해마지 않고 있다.
아니 권성동 마저도 “대통령이 방어권을 행사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당으로서 공식적 입장은 없다”고 발을 빼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일보가 편향된 거야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머리에 꽃을 꽂고' 나선 경우도 흔한 풍경은 아니다.
국민의힘이 선전하고 있다는 자신들 여론조사에 흥분한 것일까?
내일 아침 지면에 이 기사가 어떻게 배치될지 벌써 궁금해진다.

10 months ago (edited) | [YT] | 2,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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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vs 노무현]

윤석열로 보이는 인물이 또 카메라에 포착됐다는 기사를 뒤늦게 봤다.
그렇게 추정하는 까닭을 기사는 길게 설명했는데 그럴 필요없다. 이곳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사람은
윤석열-김건희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곳은 대통령 관저의 안마당이다. 외교부 장관이 쓰던 시절 몇차례 가본 적이 있어 눈에 익다. 파인 그래스(pine grass)로 불리기도 한다. “잔디 종류의 이름인데 소나무처럼 사시사철 푸르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잔디가 어찌나 좋던지 구두를 벗고 맨발로 걸어보기까지 했다.
김건희가 이 관저를 탐낸 첫번째 이유가 이 마당 때문이라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그런 곳을 흰색 개 두 마리가 맘껏 뛰어놀았다. 운동을 시켜주려는 주인의 배려가 참 따뜻하다. 탓할 일은 아닌데, 경호처 직원들이 “춥고 불안하다”고 비명을 질러대는 상황이다. 경호처 직원들을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한 ‘인간 방패’로 삼으면서 강아지는 끔찍히 아끼는 모습이 끔찍하다.

이 사진은 <고양이뉴스>라는 1인 매체가 찍었다. 사진을 찍기위한 노력이 눈물이 날 정도다. 그런데 기성 언론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경호처가 군사시설보호법인지 뭔지로 고발한다고 하니 다들 쫄았나보다.
하지만 정말 법 위반인가? 그렇더라도 처벌 받을 정도인가? 국민의 알 권리가 우선하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노무현 대통령 때와 너무도 다르다. 갇혀 있는 신세는 비슷한데 말이다.
당시 언론은 봉화산 꼭대기에 진을 치고 몇날 며칠 망원렌즈를 비수처럼 들이댔다.
견디다 못한 노무현 대통령은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부탁합니다. 제게 남은 최소한의 인간의 권리입니다. 저의 집은 감옥입니다.”고 호소했다.

그때는 남의 집 안마당을 들여다보는 게 합법적이어서 그랬던 걸까?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노무현은 상처를 받았지만 윤석열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둘은 이토록 다른데 왜 윤석열은 노무현을 좋아한다고 했을까?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고 했을까?

10 months ago (edited) | [YT] | 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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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심리분석…자아비대증에서 과대망상증으로]

‘윤석열의 선동 편지’를 보며 새해 첫날부터 실소가 터져나왔다. 그러다 윤석열의 심리 상태가 궁금해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윤석열은 애초 심각한 자아비대증 환자였으며 그게 과대망상증으로까지 치달았다는 게 내 진단이다.

2019년 7월 25일 청와대에서 윤석열이 문재인 대통령으로붙터 검찰총장 임명장을 받았다.
그날 저녁 강남 한 음식점에서 ‘윤석열 사단’이 모였다. 축하자리였다.
윤석열은 한 30분 정도 늦게 왔다. 문을 열고 들어오자 마자 자리에 털썩 주저 앉으며 한 첫마디가 “문재인 거~ 치매 아냐?”였다.
모두들 놀랐다. 조금전 자신에게 검찰총장이라는 ‘가문의 영광’을 하사한 분에게 불경스럽게도 ‘치매’라니!

윤석열의 이유는 이랬다.
임명장을 받으러 갔더니, 문재인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면서 “직접 만나는 건 처음이죠?”라고 말을 건넸다.(# 사진) 윤석열은 이 말에 마음이 상했다. “아니, 어떻게 나를 기억을 못해?”

2~3년 전에 본 적이 있기는 하다. 윤석열을 포함해 전현직 검사 7~8명과 문재인 쪽 서너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탄압받았던 검사들이다. 양쪽이 서로들 수인사를 나눈 직후 문재인은 검사들 가운데 가장 선배인 ‘좌장’에게 “둘이만 좀 조용히 얘기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좌장과 문재인만 그 자리에 남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옆방으로 자리를 비켜줬다. 당시 윤석열은 그 검사들 가운데 넘버 2나 넘버 3쯤 되는 위치였다. 그도 옆방으로 함께 갔다. 그러니 문재인 대통령에게 윤석열은 그저 여러명 중 한명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윤석열의 자의식은 이걸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내가 누군데!”
마음 속으로만 생각한 게 아니라 후배 검사들 앞에서 거침없이 의중을 내비쳤다.
그렇게 내뱉는 심리에도 “내가 누군데!”하는 과잉된 자의식이 하늘을 찔렀을 것이다.

자아비대증은 자신의 가치와 능력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가 지나치게 높아진 상태를 말한다.
우주가 자신을 중심으로 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사례가 있다. “내 아들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
한 초등학교 교사를 괴롭혀 온 학부모가 있다. 자신의 아들이 분명 친구의 뺨을 때린 사건 인데도 ‘손이 뺨에 맞았다’고 사건을 재구성한 것이다.
윤석열의 마음도 이와 비슷했을 것이다.

윤석열에게 그런 자아비대증이 언제부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윤석열을 유명하게 만든 발언도 자아비대증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한번 들여다봐야 한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공직자로서 원칙적인 태도’라거나 ‘사람보다는 검찰조직에 대한 애정’이라는 해석보다는 이 또한 “누가 감히 나에게 충성을 강요해?”라는 마음이 더 앞선 것은 아닐까?

이미 충분히 자의식이 차고넘치는 윤석열의 허파에 바람을 집어넣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마자부터 “다음 대통령은 당신이다”라거나 “다음은 당신 차례이니 이런저런 준비를 시작하라”고 구체적으로 조언한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윤석열 부부와 잘 아는 주역학자 서대원은 이런 증언을 한 적이 있다.
“어느날 김건희와 통화하고 있는데 곁에 있던 윤석열이 대뜸 ‘조국이 대통령 되나 물어봐’라고 얘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큰 꿈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기 시작한 검사 윤석열의 눈에 조국이 경쟁자로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대통령이 되니 그의 정신세계는 폭주하기 시작했다. 자아비대증을 훨씬 뛰어넘어 과대망상증으로 치달은 것이다. 이번 내란 사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홍장원 국정원 1차장, 술자리 몇번 한 게 다인데도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라고 지시한다. 군인들에게 김치찌개 한번 끓여주고는 “총으로 쏘고, 도끼로 부숴”라고 명령한다.
“내가 술도 따라주고 김치찌개도 끓여주는 ‘성은’을 베풀었는데 감히 내 명령을 거역해?” 이런 심리였을 것이다.

풍선처럼 부풀어오른 과대망상증은 체포를 앞둔 시점에 ‘편지’로까지 확대됐다.
윤석열은 지금 사극의 한 장면을 찍고 있는 것이다. 관저가 있는 ‘한남성’에 갇혀서 근왕병을 불러들이려 전국 방방골골에 칙서를 보내는 왕의 심정 말이다. 그에게 지금 경찰은 오랑캐나 왜구다.
친서를 보냈으니 전국 각지에서 자신을 구하기 위해 구름떼처럼 몰려들 것이라는 꿈을 꾸고 있을 것이다. 손바닥에 임금 왕(王)자를 썼을 때만 해도 자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제는 진짜 왕이 됐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혼자서 꾸는 망상은 그저 공상이지만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꾸는 망상은 핵폭탄이다. 하루라도 빨리 감옥에 쳐넣어야 한다. 그게 새해를 안전하게 맞이하는 방법이다. 윤석열의 병증이 더 악화되지 않는 길이기도 하다.

11 months ago (edited) | [YT] | 2,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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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최상목]

기자시절 경제부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 최상목을 마주칠 일은 없었다. 그래도 이래저래 들은 얘기는 좀 있다.

최순실 사건을 취재하면서 최상목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봤다.
미르재단 설립을 밀어부치던 청와대 비서관이 있는데, 그가 최상목이라고 관계자들이 증언을 해주었다. 기사를 썼고 기소가 될 줄 알았다. 하지만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풀려나왔다.
아마도 서울대 법대 후배 검사들이 ‘선배 대접’을 해준 탓이리라. 윤석열도 조사받으러 온 3년 후배 최상목을 좋게 보았다고 한다.

하지만 최상목은 박근혜 탄핵으로 생각보다 큰 상처를 받았다. 자신이 모시던 안종범의 재판에 여러차례 증인으로 불려나갔다. 곤욕스럽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리라. 대선 뒤 필리핀으로 훌쩍 떠나 1년 동안 머문 것도 일종의 도피심리였다는 게 지인들의 해석이다.

세상이 바뀌자 인수위에 참여하게 됐는데, 다른 사람도 아닌 윤석열이 직접 콕 찍어서 불러냈다고 한다. 권력 가까이 갔다가 불에 데인 경험 때문인지 그는 정치 바람을 덜 타는 금융위원장을 희망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윤석열이 직접 콕 찍어서 경제수석이 됐다고, 그의 가까운 친구가 전해줬다.

그는 전형적인 관료다. 일 잘하고 성실해 윗 사람의 이쁨을 받는다. 단지 너무 고분고분해 ‘영혼없는 공무원’ 이란 소리를 듣기 딱 좋은 유형일 뿐이다.

하지만 ‘젊은 최상목’을 아는 사람들은 다른 기억을 떠올린다.
법대에 입학했으니 사법시험을 보는 게 당연했다. 그런데 교수 박세일이 청년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경실련 창립을 주도했고 김영삼 정부에서 비서관을 지낸 그 박세일 교수다.
그의 말은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출세하기는 사법시험이 좋을지 몰라도, 더 중요한 일이 있다. 후진국에서 이제 막 벗어난 대한민국을 어떻게 발전시켜 다음 세대에게 선진국을 물려주느냐 하는 과제가 여러분 어깨에 달려 있다. 공직자가 돼 앞장서 고민하기 바란다.”
이 말에 감동받은 최상목은 행정고시로 진로를 바꾼다. 경제학과 과목을 법학과 과목보다 더 많이 들었다. 그런데도 그가 서울대 법대를 수석으로 졸업했으니 머리도 탁월하고 열정도 들끓었던 모양이다.

이제 최상목은 더이상 관료가 아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다. 스스로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라고 낮추지만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권한을 가지고 있다.
외로운 결단을 하고 그 책임을 고스란히 혼자서 짊어져야 하는 자리다.
박근혜 때는 안종범에게 책임을 미뤄도 됐다. 윤석열 때는 “계엄에 반대했다”는 말로 비난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초침이 째깍째깍 거린다.

“후진국을 벗어나 선진국을 물려주기 위해” 공직을 택한 최상목이다. 그런 최상목이 아프리카나 남미 국가에서 일어날 법한 쿠데타에 동조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의 최종 결심을 숨죽여 기다려본다. 돌아가신 박세일 교수도 지켜볼 것이다.

11 months ago (edited) | [YT] | 2,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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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어본 한덕수]

한덕수 총리는 무척이나 무난하고 무던한 사람이다.
2년 여전 청문회를 하면서 내가 생각해도 참 못되게 굴었다. 그래도 그는 얼굴색 한번 변하지 않았다.
청문회를 마치면서 “본회의에서 총리 인준안이 부결되면 한덕수 개인의 불행지만, 통과가 되면 대한민국 공직사회 전체의 불행이 될 것”이라고 쏘아 붙였다.
대답을 기대하고 한 말이 아니었다. 그런데 한덕수는 자청해서 마이크를 잡고 “구구절절히 저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고개를 숙였다.

청문회 때 모질게 군 죄가 있어서 국회에서 먼 발치로 보이면 내가 먼저 피해다녔다.
한번은 그렇게 비켜가려고 했는데 한덕수가 먼저 알아보고는 쫓아와서 반갑게 인사를 하는 게 아닌가. 어찌나 어색하던지 내 얼굴이 다 화끈거렸다.
나처럼 속 좁은 사람은 싫고 좋은 게 얼굴에 여실히 드러난다. 하지만 한덕수는 구부러지고 휘어짐이 그렇게 자유자재일 수가 없다.
누구하고나 두루두루 잘 지내고 척 지지 않는 성격!
아마도 그게 한덕수를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까지 올렸으리라.

선택의 달인이기도 하다. 정권이 바뀌어도 그의 화려한 경력은 그치지 않았다.
1997년 대선 때 김대중이냐 이회창이냐, 어느 한쪽에 줄을 대야 했다.
경기고 선후배에 오랜 교분이 있어 당연히 이회창이었다. 넥타이까지 매고 이회창 캠프로 가려고 했는데 마지막 순간에 부인이 소매를 잡아 주저앉혔다. 그 선택으로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부인한테 직접 들었다는 어느 기자로부터의 전언이니 크게 틀린 얘기는 아닐 것이다.

지금 그는 일생일대의 기로에 서있다.
24일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공포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그의 삶이 갈린다. 아니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려있다.
양쪽 모두에게 부드러운 얼굴로 좋은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란 말이 있다. 이미 역사의 수레바퀴는 굴러가고 있다. 지축을 흔드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 명명백백한 현실 앞에서 그가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한덕수 개인의 불행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불행이기 때문이다.

11 months ago | [YT] | 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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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검사의 의리’]

검찰이 윤석열을 공수처로 넘긴다고 하니 옛날 생각이 하나 떠오른다.
2016년 연말 박근혜 탄핵 국면 때다.
검사 윤석열이 한겨레 기자인 나를 찾아왔다. 윤석열은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다 박근혜 정권에 밉보여 지방으로 쫓겨나 있을 때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사이인데도, 굳이 보자고 한 이유는 이런 거였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 뵙자고 했습니다. 저로서는 박근혜 정부 3년이 수모와 치욕의 세월이었습니다. 한겨레 덕에 제가 명예를 되찾을 기회가 왔습니다. 고맙습니다.”
박근혜 권력에 원한이 맺힌 한 사내가 고개를 꺾어 인사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검찰이란 조직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었다.
얘기를 나누는 중에 윤석열의 전화가 불이 나도록 울려댔다. 후배 검사들이었다. 전화를 받는 그의 태도는 조금 전 나에게 보였던 공손함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분위기가 급전했다.
“뭐라고? 알았어 임마! 짜~아~식들”
어디 뒷골목 사내들이나 쓸 법한 말투로 통화를 했다. 심지어 욕설도 간간이 섞었다.
전화를 끊고는 자기도 좀 민망했던지 이렇게 둘러대는 것이었다.
“애들이 말이죠. 세상이 바뀌니 망년회 한번 하자고 성화입니다. 하, 이자식들.”

그날 전화를 걸어댄 이들은 나중에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이었다.
윤석열의 말을 들어보면, 이 후배 검사들은 술도 자주 마시고 서로 챙겨주는 사이였다. 그런데 윤석열이 박근혜 정부에서 기피인물이 되자 연락이 뚝 끊긴 거다. 최순실 사건으로 상황이 바뀌자 다시 보자고 성화라는 것이다.
“세상 인심이 이렇습니다. 거~참”
윤석열은 쓴 웃음을 지었지만 그래도 싫지 않은 모습이었다. 실제로 그는 그런 후배들을 거느리고 검찰총장도 되고 대통령도 됐다. 후배 검사들은 윤석열의 그늘 아래서 출세가도를 달렸다. 그들은 한 몸이 되어 세상을 주물럭 거렸다.
이번에는 거꾸로다.

18일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이첩한다고 발표했다. 명분은 ‘중복수사 방지’지만 사실상 ‘윤석열 처단’을 공수처에 떠넘긴 것이다. 윤석열만 공수처 손에 넘기면 너무 티가 나니 이상민을 덤으로 끼워서 팔아넘긴 것으로 보인다.
검찰로서는 이제 윤석열이 짐이다. 아무리 수사를 잘해봐야 본전치기가 어렵다. 내란의 범죄 행각을 온 국민이 지켜봤으니 ‘기술’을 부려볼 여지도 없다. 그렇다고 살모사 마냥 제 어미를 물어뜯어봤자 별 실익도 없다. 과거 검찰이 해온 수법을 국민들이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공수처가 수사의지를 보이니 “옜다”하며 떠넘긴 것이다.

며칠 전만 해도 검찰은 수사의지를 보였다. 재빠르게 특수본도 꾸리고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도 낚아챘다. 윤석열 소환도 통보했다. 그때만 해도 아직 한동훈 대표에 대한 기대가 있었을 것이다. 내란 수사를 통해 ‘한동훈 체제’를 뒷받침하면서 주도권을 계속 쥐리라는 꿈 말이다.
그러나 윤석열에 이어 한동훈마저 무너져 버리니 검찰로서는 전의 상실이다.

윤석열로서는 깊은 배신감이 들 것이다. 검찰에서 조사를 받으면 비록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보스로서의 예우’를 받으리라는 기대마저 무너졌다. 검찰청사에서 조촐한 망년회를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공수처라니! 자신의 임기 동안 그토록 냉대했던 곳 아니던가? 오동운 공수처장은 자기 사람도 아니다.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시키려다 실패해 마지못해 앉힌 사람이다. 사지로 자신을 보내버린 후배 검사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너무 서운해 하지 말기 바란다. 8년 전에 그러지 않았나. “세상 인심이 이렇습니다. 거~참”
아니 그 정도를 넘어, 권력을 좇는 검찰의 해바라기 성향을 익히 알면서도 자신의 권력쟁취와 유지를 위해 그들의 기회주의 속성을 이용하지 않았나.


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7373…

11 months ago (edited) | [YT] | 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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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와 건진법사]

‘건진법사’ 가 드디어 구속됐다. 
가지고 있던 미공개 사진 중 하나를 공개한다. 
르코르뷔지에 전시회에 참석한 건진법사의 모습이다.
김건희 씨와 건진법사의 ‘투 샷’은 이게 처음일 거다.

대선 때부터 건진법사와 윤석열-김건희 부부 사이에 의문을 품고 추적해 왔다. 
그래서 건진법사의 자녀가 대선캠프에서 활동한다는 사실 등을 밝혀내기도 했다. 
물론 대선 이후에도 여러 이권에 개입한다는 얘기가 많았지만 
검찰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윤석열 김건희가 여전히 살아 있는 권력이었다면 건진법사의 구속이 이뤄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윤석열 정권의 끝이 보이니 감춰졌던 일들이 하나하나 드러난다.

앞으로는 내란을 넘어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관련된 여러 의혹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질 것이다.

11 months ago | [YT] | 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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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윤석열의 '간첩'이었나?]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10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국회 의결 정족수(150명)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 의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누가 이걸 용산에 알렸을까? 내 경험에 따르면 그렇게 급박한 순간에는 본회의장에 있더라도 정확히 숫자를 세기란 불가능하다. 추경호 의원도 본회의장에는 없었다.

알아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본회의장에 들어오고도 투표를 안 한 국회의원이 범인이다.
국회의원이 아니면 본회의장에 못 들어간다. 그날 한동훈 대표만이 예외였다.
국회의원이 본회의장에 들어오면 담당 국회직원이 벽에 붙어있는 단말기를 눌러준다. 일종의 ‘출근 기록기’인 셈이다. 거기에 찍히고도 투표를 안 한 사람을 찾아내면 된다.

비상계엄 해제에 투표한 국민의힘 의원은 18명이었다. 그런데 그날 밤 화면을 보면 분명 본회의장에는 들어와 있는데, 투표한 18명에는 포함되지 않는 국회의원이 눈에 띈다. 누구인지도 식별이 가능하다.
언론인들은 이 분에게 질문을 던져주었으면 좋겠다.
투표도 하지 않을 거면서 이 의원은 그 살벌한 상황을 뚫고 어렵게 본회의장에 들어왔다. 처음부터 특별한 목적을 띄고 들어온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11일 12·3 내란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런데 우선 이 의원이 누구인지부터 파악해 경찰이 수사에 나서도록 해야한다.

11 months ago (edited) | [YT] | 2,336

김의겸TV

[두 한(韓) 씨의 노림수]

한동훈 대표와 한덕수 총리의 8일 대국민담화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한-한 브라더스가 공동 통치하겠다”
다들 초헌법적인 발상이라고 말하지만 두 사람이 귀를 기울일 리 만무하다.
지금 집권세력의 목표는 단 하나다. 정권 재창출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 시간을 벌어야 한다. 국민의힘 출입기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최소한 1년은 버텨야 한다”에서부터 “대선을 2026년 지방선거와 함께 치르는 방안”까지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무슨 수로?
우리 헌법에 허점이 있다. 그걸 비집고 들어가는 것이다.
대통령과 관련한 우리 헌법 68조와 71조 사이에는 미세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우선 68조를 보자.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
두 달 안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는 조건으로 크게 세 가지를 꼽고 있다. ①궐위(하야나 탄핵) ②사망 ③판결.
①번은 그럴 생각이 없고 ②번도 아니다. ③번은 대법원 판결을 의미하는 것이니 부지하세월이다. 국민의힘 108명이 똘똘 뭉쳐있는 한 선거는 없다.

이번에는 71조를 보자.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
68조와 비슷하지만 ①궐위(하야나 탄핵) ②사고 두 가지를 언급하고 있다. ②번 사고가 뭘 의미하는지가 뜨거운 쟁점이 될 듯하다. 우리 역사에는 그런 경험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장 구속이 된다면?
두 한 씨는 그걸 ②사고라고 우길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례가 없기 때문에 헌법재판소까지 가서 최종 해석을 구하자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단체장들의 경우 지방자치법에 “구속되면 직무가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니 두 한 씨의 입장에서는 이 규정을 근거로 밀어붙일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된 상태에서 한덕수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집권여당의 입장에서는 깔끔하게 정리되는 것이다.
한덕수 총리가 황교안 총리 때처럼 하는 거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황교안 대행 때는 두 달이라는 시한이 정해졌지만, 한덕수 대행은 그 끝이 정해져있지 않다. 대통령 선거 일정은 한없이 늘어질 수 있고, 집권 여당은 그걸 칼자루로 잡고 야당에 협상을 제안할 수 있다.

이런 꿍꿍이라면 검찰의 수사 방향과 속도가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져야 한다.
검찰이 하룻밤 사이에 푸들에서 사냥개로 변신해, 전광석화처럼 움직이는 건 이런 흐름에 맞추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윤석열 대통령 구속은 눈앞이다. 이번 주말이라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도 구속을 각오한 듯하다. “대통령 부부의 안전을 보장하는 길은 우선 정권 재창출”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을 길이 없다.
검찰 수사->한동훈 대통령->윤석열-김건희 사면의 시나리오가 가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한-한 브라더스의 꿈’은 마치 10.26 직후 유신 잔당이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은밀하게 움직인 것과 비슷하다. 검찰권을 쥐고 있는 한동훈 대표가 사실상 전두환 장군의 역할을 맡고 있다. 한덕수 총리는 최규하 총리와 겹쳐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인데, 박 대통령이 사망한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산 송장’ 쯤에 해당한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게 있다. 그때는 신군부의 움직임을 우리 국민들이 몰랐다. 가끔씩 경고음이 울리기는 했지만 눈치를 챈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속셈이 유리알처럼 훤히 들여다보인다.
그저 헛된 꿈에 불과하다. 모래성에 불과하다. 한두 번만 더 파도가 치면 와르르 무너질 망상이다.
2025년 새해 아침은 그 어느 해보다 말간 태양을 맞이할 것이다.

11 months ago (edited) | [YT] | 1,276